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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휴대전화 등 안 가져오면 15% 할인”
‘디지털 해독’ 여행 상품 ‘손짓’

등록 2011-07-05 20:20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기술과의 절연’ 등 속속 출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회사원 아만다 레비(29)는 지난 4월 요가 휴양시설에서 쉬면서 일주일을 보내기로 했다. 비슷한 내용의 패키지보다 15% 싼 ‘디지털 해독’ 상품을 골랐는데 할인 조건은 간단했다. 디지털 기기를 집에 놓고 오거나 프런트에 맡기면 됐다. 그는 “끊임없이 아이폰을 들여다보고 전자우편을 확인해야 하는 사람”이라 마치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면서도, 아이폰 없이 지낸 일주일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레비처럼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날 명분을 찾는 이들을 겨냥한 ‘디지털 해독’ 바캉스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었다는 기술에 인간이 종속되는 역설로부터 잠시라도 해방되자는 운동과도 같은 상품들이다.

르네상스 피츠버그 호텔은 이달 들어 ‘선과 해독기술’이라는 주말 패키지를 팔기 시작했고, 모나코 시카고 호텔은 ‘기술과의 절연’이라는 휴양 패키지를 선보였다. 일부 미국 여행사들은 코스타리카 등 국외 휴양지로 떠나는 상품들에도 ‘디지털 해독’ 개념을 적용하고 나섰다. 할인을 내건 상품들 중 일부는 객실의 텔레비전과 전화까지 없앤다.

‘디지털 해독’ 상품의 등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PC)의 보급으로 ‘속세’의 일들이 휴가지까지 따라올 일이 많아진 것과 때를 같이한다. 신용카드 업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의뢰한 조사에서, 휴가지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개인 전자우편(72%)으로 나타났다. 49%는 인터넷 서핑, 41%는 인터넷뱅킹, 27%는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를 한다고 대답했다.

정신과 의사 에드워드 할로웰은 금단증상까지 수반하는 디지털 기기들은 “새로운 형태의 담배”라고 말했다.

따라서 잠시라도 디지털 세계와 단절하려는 욕구와 어디든 따라오려는 디지털 정보의 다툼은 쉽게 승부를 보지 못한다. 최근 남자친구와 단 하룻밤을 호텔에서 ‘디지털 해독’ 상태로 보냈다는 딘 피셔(30)는 “시간을 알 수도 없었다”며,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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