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 뒤 갈등 심화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 8억달러(약 8477억원)의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고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밝혔다.
데일리 실장은 10일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양국 갈등 때문에 현금과 물자 지원이 보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8억달러는 미국의 파키스탄에 대한 연간 군사원조(27억달러)의 30%가량으로, 데일리 실장은 미국이 군사원조 보류에 들어갔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이 지급을 보류한 원조액 중에는 파키스탄군 10만여명을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에 배치한 것에 대한 대가 3억달러가 포함된다. 훈련 지원금 수억달러와 함께 총기, 탄약, 방탄조끼 등 군수물자도 지원이 중단됐다. <뉴욕 타임스>는 일부 지원은 아예 취소됐다고 전했다.
양국 관계는 지난 5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을 둘러싸고 본격적으로 냉각됐다. 미국에서는 파키스탄이 빈라덴 등 테러리스트 추적에 비협조적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온 반면, 파키스탄에서는 미군의 사살 작전을 주권침해로 받아들였다. 파키스탄은 이에 따라 미 중앙정보국(CIA) 주재원들 규모와 군사교관단의 축소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지난주에는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이 5월 말 파키스탄 기자 살렘 샤자드가 살해되는 과정에 파키스탄 정부가 개입했을 수 있다고 말해 마찰이 빚어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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