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엔엔>(CNN) 토크쇼 진행자 피어스 모건(46)
‘데일리미러’ 편집장 역임때 매카트니 전 부인 도청 의혹 나와
영국 언론 도청 사건의 불똥이 <시엔엔>(CNN) 토크쇼 진행자 피어스 모건(46·사진)에게까지 튀었다.
비틀스 멤버 출신인 폴 매카트니의 전처 헤더 밀스는 3일 <비비시>(BBC)에 출연해 자신도 도청 피해자라고 주장해 모건의 연루설에 불을 지폈다. 밀스는 2001년 영국 신문 <데일리 미러> 기자한테 도청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이 신문 편집장이 모건이다.
밀스는 그때 <데일리 미러> 기자가 전화로 자신의 전화기에 녹음된 매카트니의 말과 관련된 질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놀라 “내 전화를 도청한 게 분명한데, 그것을 보도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그 기자는 “음성메시지를 들은 것은 맞는데 보도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뉴스 오브 더 월드>뿐 아니라 <데일리 미러>에서도 도청을 통한 취재가 있었다는 것은 이미 제기된 의혹이다. <데일리 미러>나 그 일요판 <선데이 미러>에서 일했던 기자들은 도청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밀스의 주장은 내용이 생생할뿐더러 모건이 직접 연루됐을 가능성을 띄운다. <비비시>는 밀스가 통화한 상대방이 모건은 아니라면서도, 모건이 2006년 한 기사에서 자신이 들었다며 쓴 내용이 밀스가 말한 음성메시지 내용과 같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에서는 모건을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보수당 의원 테리스 코피는 “강력한 새 증거가 나왔으니 모건은 영국으로 돌아와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당 쪽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모건은 의혹을 부인하면서 “밀스가 매카트니를 도청해 그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모건은 래리 킹의 뒤를 이어 <시엔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도청 파문으로 168년 역사를 마감하고 폐간한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편집장도 역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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