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데븐 샤르마 사장
샤르마 사장 내달 12일 퇴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주도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데븐 샤르마(사진) 사장이 경질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 보도했다. 에스앤피의 모회사는 예정된 인사라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가 등급 하락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스앤피의 모회사인 맥그로힐의 이사회는 지난 22일 회의에서 샤르마 사장을 9월12일에 퇴임시키고 시티은행 최고운영책임자 더글러스 페터슨을 후임자로 앉히기로 결정했다. 2007년부터 에스앤피를 이끌어 온 샤르마 사장에게는 연말까지 맥그로힐의 고문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맥그로힐 쪽은 샤르마 사장의 경질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고, 지난해 11월 에스앤피의 신용평가 부문과 금융정보 부문을 분리할 때부터 후임을 물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샤르마 사장의 경질이 에스앤피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강등시킨 뒤 17일 만에 결정된 것이어서 두 사안 사이의 연관성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에스앤피가 미국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본격적으로 문제삼는 등급 결정을 내리자, 세계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크게 요동치며 혼란을 겪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에스앤피가 잘못된 추정치를 근거로 “끔찍한 판단”을 내렸다며 반발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의 에스앤피에 대한 조사 착수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등이 에스앤피의 시 신용등급 하락 결정에 반발해 자문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샤르마 사장은 자신과 에스앤피에 대한 비난에 “에스앤피의 역할은 위험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라며 자신들은 정당한 판단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에스앤피 쪽에서는 은행권에서 잔뼈가 굵은 신임 사장 더글러스 피터슨이 정부나 고객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끌고 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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