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50)
후임자 팀 쿡은 누구
새롭게 애플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팀 쿡(50)은 25일(현지시각)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봉사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잡게 돼 기쁘다”며 “애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잇게 된 쿡은 ‘준비된 후계자’로 불려왔다. 그는 2004년과 2009년, 그리고 올해 스티브 잡스가 병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애플을 이끌며 잡스가 편지에 쓴 대로 사실상 최고경영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의 스타일은 잡스와 정반대다. 잡스가 변덕스럽고 때로는 부하직원에게 폭언을 퍼붓는 ‘독재자’ 타입이라면, 그는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부드러운 ‘신사’ 타입이다.
그는 듀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컴퓨터 회사인 컴팩에서 일했다. 컴팩의 부품회사 부사장을 맡고 있던 그는 잡스가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1998년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주변 사람 모두가 당시 앞날이 불투명하던 애플로 옮기는 것을 만류했지만, 잡스를 만나 단 5분간 대화를 나눈 뒤 바로 이직을 결정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아직 독신인 그는 지독한 일 중독자로도 알려져 있다. 몇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18시간 내내 서류를 검토한 뒤 샤워만 하고 12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한 적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틈만 나면 하이킹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운동 마니아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3번의 대행 기간 동안 언제나 좋은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특히 공급사슬(서플라이 체인) 전문가이자 조직운영의 명수로 불린다. 하지만 그가 잡스만큼의 통찰력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특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스마트폰·태블릿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이라 어깨가 더욱 무겁다. <로이터> 통신은 “쿡은 그가 애플로의 이직을 결단했던 때처럼 날카로운 직관력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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