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골드만삭스·도이치방크 등
연방주택금융국 “금융위기 부른 모기지증권 위험 안알려”
연방주택금융국 “금융위기 부른 모기지증권 위험 안알려”
미국 연방주택금융국(FHFA)이 2008년 금융위기를 부른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제이피(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 대형 은행들을 고소할 계획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모기지증권의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다.
<뉴욕 타임스>는 금융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일 또는 6일 은행들을 연방법원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국은 1년 전에 은행들에게 모기지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해 조사를 벌여왔다.
금융국은 은행들이 여러개의 모기지를 엮어 모기지담보증권을 만들어 팔면서 제대로 실사를 하지 않아 증권법을 위반했고, 위험성을 제때 알리지 않아 투자자와 그를 보증한 보험사 등에 큰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국은 국영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관리하고 있는데, 두 회사는 모기지증권을 통해 300억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어 급속히 부실화됐다. 이 손해는 대부분 세금으로 메워졌다.
금융국은 지난 7월 유비에스(UBS)를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했고,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도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상대로 100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낸 바 있어 은행들의 수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수십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국의 이런 소송 방침에 은행들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프랭크 켈리 대변인은 “아직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모기지증권 손실은 경제와 주택시장의 침체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은 또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도 모기지증권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이런 소송이 주택시장 회복을 지연시킬 뿐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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