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사망전 육성도 공개
“사람들이 내 쇼를 보고 떠날 때 그들이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살면서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 엄청나다. 그는 세계 최고의 엔터테이너다.’ 그리고 그 (공연으로 번) 돈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마이클 잭슨의 어린이 병원’을…(만들고 싶어요).”
법정에선 웅얼거리면서도, 자신의 꿈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로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이 죽기 6주 전 자신의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58)와 나눈 대화 중 한 토막이었다.
잭슨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는 혐의(과실치사)를 받고 있는 주치의에 대한 공판이 27일 미국 로스엔젤레스법원에서 시작됐다. 데이비드 월그린 검사는 머레이가 의사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그의 유죄를 호소했다. 검사는 재판을 시작하자마자 잭슨이 죽은 직후 병원에 누워있는 사진을 보여주고 녹음된 음성을 틀면서 배심원들의 공감을 유도했다. 검찰은 머레이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대화에서 잭슨의 발음이 또렷하지 않은 것은 이미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과다 복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머레이의 과실을 입증하려 애썼다. 검사는 “잭슨이 머레이를 지나치게 믿은 것이 잘못됐다”면서 “머레이는 한달에 15만달러라는 엄청난 보수를 받는 주치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불면증 치료에 그릇된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잭슨은 프로포폴을 과다 복용해 2009년 6월25일 숨졌다.
하지만 머레이는 잭슨이 자신이 방을 떠난 뒤 혼자 프로포폴을 과다 복용한 것이라며 무죄를 호소했다. 변호인단은 프로포폴은 의사들이 불면증 치료를 위해 흔히 처방하는 약물이며 잭슨이 약물을 끊도록 머레이가 애를 썼다고 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판은 앞으로 5주 동안 이어질 예정이며, 유죄 평결이 나면 머레이는 최고 4년 징역형과 의사면허 취소 처벌을 받게 된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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