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벨기에 정부, 파산 임박하자 긴급 발표
미국 모건스탠리 부실…‘월가 첫 전사자’ 우려
미국 모건스탠리 부실…‘월가 첫 전사자’ 우려
유럽 부채위기 이후 유럽 주요은행 중 사실상 첫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주요 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가 흔들리고 있다. 유럽 부채위기와 미국 더블딥 우려 이후 다시 양쪽의 은행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는 4일 양국에서 활동하는 덱시아 은행의 지급보증을 발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덱시아는 이날 파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최대 37%까지 폭락하는 등 유럽 부채위기가 시작된 이후 사실상 파산에 직면한 첫 은행이 됐다.
덱시아는 프랑스의 지방정부에 대한 주요한 금융조달원이자, 그리스 부채위기에 가장 많이 노출된 유럽 은행 중 하나였다. 최근 재정위기로 지방정부에 빌려준 채권들이 부실화되자, 이 은행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재정위기를 핵심으로 하는 유럽 부채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양국 재무장관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해 성명을 내고 “덱시아를 구조조정한다는 틀 내에서 프랑스와 벨기에 정부는 중앙은행들과 협력해 예탁자와 대출자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양국 정부의 지급보증을 2008년 덱시아에 대한 64억유로의 지급보증에 비교하며, “궁극적으로 양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덱시아의 모든 금융을 보증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덱시아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은행의 파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은행은 6시간의 위기 대책 회의 뒤 “유럽 부채위기의 악화되는 상황과 은행간 시장의 긴장으로 지난 5월의 구조조정안을 가속화하게 됐다”며 “은행 소유 자산 상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비전략적 자산의 포트폴리오 규모로 보아서 은행 전체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금융위기 등으로 부실자산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아에프페> 통신은 금융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덱시아가 현재의 위기로 심각하게 타격 받은 첫 은행이 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 은행 전체가 매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도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7% 이상 하락했다. 직전 거래일이던 9월30일에는 10% 이상 추락했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올 들어 무려 54%나 빠졌고, 9월 들어선 미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티그룹보다 2배나 하락해 은행주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디폴트에 대비한 보험료 성격인 이 은행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1000만달러당 51만8000달러로 치솟았다. 지난 10일 동안 하루에 거의 1만달러씩 올랐다.
모건스탠리의 동요는 유럽 부채위기에 가장 많이 노출됐다는 소문 때문이다. 파생상품 시장에 주력하는 사업구조에다, 지난주 공개된 지난해 재무제표에서 유럽 부채위기에 시달리는 프랑스 은행들에 대한 노출, 즉 거래금액이 모두 380억달러에 이르렀다. 그리스 등의 디폴트가 프랑스 등 유럽 은행들을 부실화하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미국 은행들도 부실화할 것이라는 ‘유럽 부채위기 도미노 이론’의 첫 희생자가 모건스탠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90억달러를 투입해 모건스탠리를 살리며 22%의 최대 주주로 부상한 일본의 미쓰비시UFJ금융그룹도 3일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 “모건스탠리와 장기간 전략적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투자자 진정에 나섰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2008년 금융위기 때 90억달러를 투입해 모건스탠리를 살리며 22%의 최대 주주로 부상한 일본의 미쓰비시UFJ금융그룹도 3일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 “모건스탠리와 장기간 전략적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투자자 진정에 나섰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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