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한-미FTA 비준’ 첫 관문 넘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농수축산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농어민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협정의 국회비준 저지를 주장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e-mail]

하원 세입위서 법안 가결
콜롬비아·파나마안도 통과
11일 상원 재무위서 심의뒤
12일 본회의서 처리 가능성

미국 하원은 5일(현지시각) 세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프티에이) 이행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또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오는 11일 한·미 에프티에이 등을 심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원 세입위에서 한·미 에프티에이 이행법안은 찬성 31표, 반대 5표라는 큰 표차로 통과됐다. 하원 세입위는 이 법안의 의회 통과 첫 절차이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피터 스타크(캘리포니아), 존 루이스(조지아), 로이드 더겟(텍사스), 빌 파스크렐 주니어(뉴저지), 셸리 버클리(뉴욕) 등으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함께 상정된 미·콜롬비아, 미·파나마 FTA 이행법안도 각각 24대 12, 32대 3으로 통과됐다.

데이브 캠프(공화·미시간) 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샌더 레빈 민주당 간사 등 일부 의원이 콜롬비아의 노동환경 등을 문제 삼아 미·콜롬비아 에프티에이에 반대 견해를 밝혔으나 한국과의 에프티에이에 대해서는 대부분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캠프 위원장은 “지난달 새로운 일자리가 전혀 창출되지 않고 실업률이 9%를 웃도는 현 상황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들 협정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지역구인 민주당 소속 찰스 랭글, 조지프 크롤리 의원도 “한국은 그저그런 나라가 아니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비회원국 가운데 미국의 핵심 동맹”이라면서 찬성했다. 존 라슨(민주·코네티컷) 의원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북한산 제품’의 수입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팀 리프 미 무역대표부(USTR) 법무담당관은 대북제재로 북한산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가 이뤄지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원은 세입위에서 통과된 에프티에이 법안을 규정상 48시간(회기 기준)이 지난 다음주 중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빠르면 오는 11일 하원절차가 마무리되고, 이후 상원 재무위와 본회의를 차례로 거치면 최종 마무리된다.

특히, 미 상원 재무위도 11일 에프티에이 이행법안을 심의하겠다고 밝혀, 재무위가 이날 표결처리를 마무리하고 12일 하원 본회의와 상원 본회의를 이행법안이 차례대로 통과되면 한-미 정상회담(13일) 이전에 모든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