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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불굴의 도전…“아이헤븐에서도 그는 멈추지않을 것”

등록 2011-10-06 21:30수정 2013-01-24 09:41

스티브 잡스의 생애
태어나자마자 입양…대학 중퇴…애플서 축출…
심지어 죽음마저도 그의 도전을 막지 못했다
* 아이헤븐 : iHeaven. 천국에 i를 붙인 조어
스티브 잡스의 탄생은 그다지 축복받지 못했다. 생부 압둘파타 존 잔달리와 생모 조앤 심슨은 미국의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던 중 사랑에 빠져 그를 낳았다. 하지만 조앤의 아버지가 시리아 출신인 잔달리와의 결혼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잡스는 태어난 지 몇 주 만에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사는 폴과 클래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됐다. 심슨은 대학을 나오지 못한 폴과 클래라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꼭 대학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고 입양을 허락했다고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밝혔다. 잔달리와 심슨은 그 뒤 결혼에 성공해 잡스의 여동생인 모나 심슨을 낳았지만 잡스를 다시 찾지는 않았다.

잡스는 학창 시절 사고뭉치로 보냈지만 양부모는 그를 따뜻하게 감싸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도 양부모를 아주 사랑해,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양부모로 부르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그는 197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리드 대학에 입학했으나 1학기 만에 자퇴했다. 빈병을 팔아 음식거리를 마련하고 친구 집의 방바닥에서 자면서도 학교 수업은 꾸준히 청강했다. 잡스는 나중에 “수업료가 너무 비싸 부모님께 미안했다”고 자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1974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중학교 선배이자 나중에 애플 공동창업자가 된 스티브 워즈니액과 함께 게임회사인 ‘아타리’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돈을 조금 모은 그는 대학 친구들과 함께 훌쩍 떠난 인도 여행에서 선불교와 인도문화에 흠뻑 젖은 채 머리를 깎고 인도 전통복장을 한 채로 귀국했다. 그가 기존 방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문화적 혁신을 전자기기를 통해 구현한 것은 이때의 경험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1살이던 1976년에 워즈니액과 함께 아버지의 창고에서 애플을 창업했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로 불리는 ‘애플’을 출시하며 단숨에 정보통신 업계의 기린아로 등장했지만 1985년 경영권 분쟁에서 져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가 1983년 “평생 설탕물만 팔거냐”며 설득해 영입한 전 펩시 부사장 존 스컬리에 의해서였다.

애플에서 쫓겨난 그는 독립해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를 만들었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재기의 기회는 엉뚱하게도 애니메이션에서 왔다. 그는 루커스필름의 컴퓨터 그래픽 부문을 인수해 ‘픽사’라는 회사로 재탄생시켜 만든 <토이 스토리>로 큰 성공을 거두고, 픽사를 디즈니에 합병시키면서 거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1997년 경영 부진에 허덕이던 애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애플에 복귀한 그는 그동안 진행되던 프로젝트를 모두 다 갈아엎었다. 내부 반발도 있었지만 잡스의 대답은 단 한마디였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그리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상상도 못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전세계를 디지털 혁신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사업에서 이렇게 성공을 거듭하는 사이 그의 건강은 망가지고 있었다.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3번이나 병가를 냈고, 2009년에는 간이식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5일 새벽 사망했다.

잡스는 대학 중퇴는 “새로운 서체를 배울 수 있었던 기회”로, 애플에서의 축출은 “인생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를 보낼 수 있게 했던 멋진 사건”으로, 죽음은 “인생에서 커다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여긴 끈질긴 도전자였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아이헤븐(iHeaven·천국에 i를 붙인 조어)에서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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