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둘러싼 논란
폭스콘공장 자살 속출하자
“중국 평균 자살률보다 낮다”
협력업체에 독점공급 요구
‘닫힌 생태계’ 비판도 일어
폭스콘공장 자살 속출하자
“중국 평균 자살률보다 낮다”
협력업체에 독점공급 요구
‘닫힌 생태계’ 비판도 일어
5일(현지시각) 사망한 스티브 잡스는 정보통신 업계의 혁신을 주도한 뛰어난 경영자였지만, 한편으로는 적잖은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문제적 인물’로 비쳐지기도 했다. 좋아하는 일은 편집광처럼 파고들지만, 그것 외에는 모두 하찮게 여기고 내다버렸다.
잡스는 사회와 소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지난 3월 기준으로 83억달러(9조8729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을 가졌으면서도 기부에는 인색했다. 그는 놀랍게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기부를 한 적이 없다. 애플에 복귀한 뒤에는 1997년부터 애플이 운영해 오던 사회공헌 프로그램마저 중단시켰다. 우선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자는 게 이유였지만, 그 뒤 애플이 엄청난 흑자 행진을 거듭할 때도 이를 되살리지 않았다.
그의 이런 모습은 사회 활동이 활발한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다른 억만장자들과 비교되면서 그가 과연 존경받을 만한 경영자인가라는 논란으로 이어지곤 했다. <뉴욕 타임스>도 그가 ‘기이할’ 정도로 기부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그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나서야 지난달부터 직원들의 기부에 회사가 같은 금액을 보태는 ‘매칭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의 냉정한 경영방식도 입길에 오른다. 그는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에 어긋나는 사람은 가차없이 내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품 생산을 모두 외주로 돌리는 방식도 미국 내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부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에서 자살자가 속출할 때 그는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폭스콘의 자살률은 중국 평균 자살률보다 낮다”는 말로 폭스콘을 옹호했다.
그가 협력업체와 관계를 맺을 때 쓰는 전략도 도마에 오른다. 그는 협력업체들한테 애플을 위해서만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다른 곳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한다. 주요 공급업체의 부품이 애플의 최종 제품만을 위해 따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은 애플에 대한 종속성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가 협력업체들한테 ‘닫힌 생태계’를 강요했다는 비판은 여기서 나온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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