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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뱅크오브아메리카, 월가 시위대에 무릎?

등록 2011-11-02 20:33

계좌폐쇄운동 확산·고객반발에 ‘직불카드 수수료 부과’ 없던 일로
대형은행이 결국 월가 점령 시위대에게 무릎꿇었나?

내년 1월부터 직불카드 사용자에게 한달에 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던 미국의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일 이 계획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데다가 계좌폐쇄 조짐마저 심상치 않았던 탓이다. 미국 언론들은 금융권의 탐욕을 정면으로 비판해온 ‘월가 점령’ 시위대의 승리라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다.

이 은행의 데이비드 데멀 운영이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직불카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주 동안 고객들의 목소리를 경청했고 그들의 염려를 알게 됐다”며 “고객의 목소리는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 계획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과 함께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던 제이피(JP)모건 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다른 대형은행들도 최근 수수료 부과 계획을 철회했다.

이런 대응은 들끓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대규모 적자의 책임을 지고 문책성 퇴직을 당한 샐리 크로첼 전 자산운용책임자에게 600만달러의 퇴직금을 주는 ‘돈잔치’를 강행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로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직불카드 수수료가 ‘금융권 탐욕’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이날 이런 철회 조처가 월가 점령 시위대의 승리라는 정치분석가들의 말을 전했다.

게다가 월가 점령 시위대의 공식적인 첫 행동인 ‘계좌이체의 날’인 5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은행들의 위기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대형은행에 개설한 계좌를 폐쇄하고 돈을 작은 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으로 옮기자는 것으로, 페이스북에 개설된 이 운동본부의 누리집에는 3만4900여명이 ‘좋아요’를 눌러 지지의 뜻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미국의 신용협동조합에는 계좌개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내 최대 신용협동조합인 ‘해군 연방 신용협동조합’의 가입자가 예년 평균 7% 늘어나던 데서 올해 들어 23%로 폭증했다고 전했다. 신용협동조합 대부분이 비영리로 운영되며 수수료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통신은 최근의 직불카드 수수료 논쟁이 신용협동조합의 가장 큰 우군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시민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의 창립자인 벤 라트레이는 “직불카드 수수료는 구제금융으로 되살아난 뒤 이런저런 수수료를 올려온 대형은행들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감에 마지막 불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수수료 철회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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