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참전 시위자 다친 곳
3천명 점거…안전상 업무중단
3천명 점거…안전상 업무중단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항구도시 오클랜드가 2일 월가 반대 점령시위대에 맞서 항만을 폐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일에는 시위대 일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비교적 평화시위가 이어지던 오클랜드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클랜드 항만당국은 2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시내행진을 마치고 항구로 몰려들기에 앞서, 안전상의 이유로 직원들을 조기 귀가시키고 업무를 중단했다. 항만당국은 이날 밤 성명에서 “항만·해운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는 항만 업무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오클랜드 항만국 대변인은 “시위대의 점령과 항만 폐쇄 과정에서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었다”며 “3일엔 항만 업무가 재개돼 항만 노동자들이 무사히 생업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항구 중 하나로, 미국의 아시아 교역 물동량의 59%를 차지한다. 2일 시위 참가자는 한때 1만명에 이르렀으며, 항만을 점거한 시위대 3000여명은 꽃으로 장식한 즉석 제단에 “자본주의의 죽음을 축하한다”고 쓴 조의문을 내걸었고,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자본주의 비판 문학서적들도 나돌았다.
오클랜드에선 지난달 25일 시청 앞 광장에서 경찰이 시위대 수백명을 해산시키던 중 이라크전 참전 예비역 해병대원이자 컴퓨터회사의 고소득 연봉자인 스콧 올슨(24)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 중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난 곳이다. 이후 오클랜드에서는 ‘1%의 탐욕에 반대하는 99%의 저항’이라는 점령시위의 보편성이 더욱 주목받으며 시위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3일 충돌은 시위대가 추위를 피하고 경계를 서기 위해 시청 앞 거리에 모닥불을 피우자 헬멧을 쓴 폭동진압경찰들이 시위대 쪽으로 다가서면서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을 시도했다. 시위 참여자 다수가 양쪽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다행히 큰 충돌로 번지진 않았지만, 시위자 1명이 다치고 3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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