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8일 주민투표서 ‘티파티 법안’ 잇따라 부결
미국 유권자 정치풍향 바뀌나

등록 2011-11-10 21:36수정 2011-11-10 22:30

경찰관 단체교섭권 축소·수정란 인격 부여 등
오하이오·미시시피서 ‘극보수 법안’ 모두 패배
“유권자들 티파티 주장에 진절머리났다는 증거”
‘경찰·소방관의 단체교섭권 축소’, ‘수정란에 인격 부여’ 등 미국 티파티 계열의 보수주의자들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법안이 8일 잇따라 주민투표에서 패배했다. 미국의 소시민들이 이제 티파티의 극단적인 주장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는 증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선이 1년이나 남아 있어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길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말도 나온다.

8일, 미국은 선거의 날이었다. 이날 켄터키, 미시시피, 로드아일랜드주 등에서 주지사 투표가 있었고, 수백곳의 도시에선 시장 선거가 진행됐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것은 오하이오주와 미시시피주에서 진행된 2건의 주민투표였다.

오하이오주 주민투표는 공무원의 단체교섭권을 축소한 법안 폐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 법은 석달 전 미국의 풀뿌리 보수단체인 티파티 계열의 존 케이식 주지사의 주도로 통과된 법인데, 경찰·소방관을 포함한 공무원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일부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티파티의 구호대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케이식 주지사가 주 재정 축소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주민투표에서 62%가 반대해 법안은 자동적으로 폐기됐다.

그동안 민주당과 노동단체들은 오하이오주에 집결해 사력을 다해 주민투표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 오바마 캠프의 자원봉사자와 노동단체 회원 2500여명은 주 곳곳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전화통화와 가구방문을 25만건 이상 하며 유권자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 법안의 피해자인 소방관과 경찰관들도 반대 캠페인에 뛰어들면서 여론전은 일찌감치 결판이 났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주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삶’을 태아 때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수정할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이 수정안은 보수주의자들과 복음주의 계열 기독교 단체들의 지지를 받았다. 수정안이 통과된다면 낙태나 수정란의 착상을 막는 사후피임약 등 거의 모든 방식의 사후적인 ‘산아제한’이 불법화된다. 보수주의자들은 이번 주민투표가 통과되면 전국적인 낙태 반대 운동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그러나 이 수정안도 58%의 반대로 부결됐다.

민주당 쪽은 특히 오하이오주 주민투표 승리에 한껏 고무된 상태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정치고문은 “이번 투표 결과는 아주 의미있다”며 “민주당의 진보적인 조직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꼭 오바마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뉴스위크>의 칼럼니스트인 존 애블런은 “얼핏 보기에는 민주당의 승리로 보이지만 조금 깊게 들여다보면 중도 성향이 결국 승패를 가른 것임을 알 수 있다”며 “공화당은 곧 자신들이 (우익으로) 너무 나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므로 민주당도 완전한 승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하이오 주민들은 이날 단체교섭권 축소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오바마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의료보험을 축소하는 법안은 통과시켰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기존 그대로 켄터키주는 민주당이, 미시시피주는 공화당이 차지하는 등 판세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