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출근하는 로봇 등 ‘100개 아이디어’ 극비 연구
구글의 비밀연구소 ‘엑스(X)’에선 무슨 연구가 벌어지고 있을까? 미 <뉴욕타임스>가 약간의 힌트를 줬다. 대신 출근해주는 로봇, 우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먹을 것이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주문을 하는 냉장고 등이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미국의 정보통신 업체 구글이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는 2곳의 연구소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구글 직원도 대부분 모르는 이 연구소가 ‘구글엑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구글의 공동 창설자인 세르게이 브린 사장의 지휘 아래 ‘100개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상상’ 단계지만 어떤 제품은 이르면 올해 말 시장에 출시될 수도 있을 정도로 개발이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엑스의 책임자는 세바스티안 트런 스탠퍼드대 교수로,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로봇공학·인공지능 전문가다. 그는 세계 최초의 무인자동차를 발명하기도 했다. 사람처럼 작동하는 로봇과 기계 등을 개발한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도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10여명의 전문가가 상시적으로, 또는 프로젝트별로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엑스 연구소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본사에 있지만 로봇을 연구하는 한곳의 위치는 극비사항이다. 한 구글 직원은 “구글엑스가 미 중앙정보국(CIA)처럼 비밀스럽게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엑스에 참가하고 있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예교수인 로드니 브룩스는 이 신문에 “(구글엑스에서) 연구되는 아이디어들은 현재로선 극단적으로 먼 미래의 일”이지만 “구글은 보통의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식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구글엑스 프로젝트 중의 하나는 우주로 케이블을 올린 뒤 그 줄을 타고 우주공간을 드나드는 ‘우주 엘리베이터’다. 구글이 지난해 발표한 무인자동차 또한 구글엑스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대부분의 실리콘 벨리 회사들에게 ‘혁신’이란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이나 광고를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구글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글은 무엇보다 ‘쓸 데 없는’ 프로젝트에 돈을 쓰고 있다는 주주들의 비판을 우려해 입단속을 하고 있다. 구글의 대변인 질 헤이젤베이커는 구글엑스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면서 “미래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구글의 유전자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핵심사업에 투자하는 돈의 극히 일부만 여기에 쓰인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