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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반나절만에 돌아온 월가시위대

등록 2011-11-16 20:20

기습철거에 해산됐다 재집결
법원 텐트금지에도 “시위 계속”
전세계 ‘점령시위’ 움직임의 ‘심장’이었던 뉴욕 월가 리버티 플라자(주코티) 공원의 시위대가 15일 새벽 경찰의 기습적인 철거 작전으로 해산됐다가 이날 오후부터 다시 공원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법원이 이곳에 다시 텐트를 치지 못하게 한 결정이 타당하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험난한 겨울나기가 예상된다.

주코티 공원에는 이날 오후 수백명의 시위대가 다시 집결해 밤을 지새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했다. 새벽 철거 당시 공원에 수십명만이 머무르고 있던 것에 비하면 시위 참가자는 더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더는 공원에서 노숙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텐트는 이미 다 치워졌고, 뉴욕법원이 이날 텐트 설치를 금지한 당국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마이클 스톨만 판사는 “주코티 공원을 관리할 소유자의 의무·권리와 공원을 안전하게 이용하고 싶어하는 다른 시민의 권리를 배제하면서까지 시위대가 텐트 및 기타 장비를 지니고 공원에 남을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계속 머물겠다는 시위대의 요구를 기각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시위대가 주코티 공원으로 돌아와 시위를 계속할 수는 있지만 공원 내 야영을 더는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대는 점령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작정이다. 밤에는 주변 교회 등으로 가서 잠을 자고 아침부터 다시 모이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교회와의 협의를 맡은 시위 조직자 중 한 사람인 한스 샨은 <에이피> 통신에 “‘점령’은 단지 우리의 전술 중 하나였을 뿐 우리가 추구하던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집단지성’의 터전이자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공간이었던 주코티 공원을 더이상 ‘점령’하지 못하는 것은 시위대에겐 큰 시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위대는 우선 17일 뉴욕증권거래소의 개장을 막는 ‘월가 폐쇄’ 시위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계속 추워지는 날씨와 주변 주민들의 불만을 타개할 뾰족수가 없다. 스탠퍼드대의 더그 매캐덤 사회학 교수는 “점거 시위 없이는 시위대의 에너지가 빠르게 사그러들어 초점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 점령 시위대가 지핀 불씨는 이미 ‘승자독식’의 자본주의에 변화를 요구하는 거대한 흐름으로 변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영국 워릭대학의 리처드 램버드 총장은 16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반월가 시위는 시장 자본주의가 제기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중의 불안을 표출시켰다”며 “캠프는 사라졌지만 ‘점령’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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