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워싱턴 의회 시위
‘친서민 정책’ 발의 압박
‘친서민 정책’ 발의 압박
“의회를 되찾자.”(Take Back the Capitol)
각지의 ‘점령’ 시위가 강제철거로 위기를 맞은 사이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이 또다른 시위대에 점령당했다. 바로 ‘의회를 되찾자’ 시위대에 의해서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국회의사당 옆 내셔널몰 광장에 ‘인민의 캠프’라는 이름으로 텐트를 쳤고, 그중 수십명은 의회 안으로 들어가 정치인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워싱턴 포스트> 등은 7일 점령 시위대와는 또다른 조직의 시위대가 이른바 ‘의회 되찾기’ 시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의회가 99%의 일반 시민이 아닌 1%의 부자들만을 대변하고 있다며, 의회가 다시 국민의 대변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중이다.
이 시위는 ‘아메리칸드림 운동’이라는 단체가 조직했으며, 시위대는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일부 노조원들도 시위대에 합류했다. 이들은 금융권의 탐욕을 겨냥한 점령 시위대와 달리 의회가 일자리 법안 등 ‘친서민’ 정책을 내놓도록 압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7일 로비 전문업체가 늘어서 ‘정치 일번지’로 불리는 ‘케이(K) 스트리트’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이번주 내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의회에 진입한 10여명의 시위대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의 방 앞에서 연좌시위에 들어갔고, 또다른 20여명은 공화당 원내총무인 존 카일의 방 앞에 자리를 잡았다. 시위대 중의 한명인 존 리트는 <시엔엔>(CNN)에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의회가 아예 문을 닫기 전에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엔엔>은 의회 되찾기 시위대의 연령대가 점령 시위대보다는 훨씬 높다고 전했다. 한편 텐트를 철거당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내 25개 도시의 점령 시위대는 압류된 빈집 점령에 나섰다. 시위의 거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은행들의 탐욕을 고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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