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웨인(77)
애플 공동창업 로널드 웨인
수천달러에 판 ‘창립문서’
경매서 159만달러에 낙찰
수천달러에 판 ‘창립문서’
경매서 159만달러에 낙찰
1976년 스티브 잡스가 아버지의 창고에서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창업했을 때, 그곳에는 또다른 한명의 공동창업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로널드 웨인(77). 그가 받은 애플의 지분은 10%였다. 하지만 그는 창업 11일 뒤 회사를 그만두며 이 지분을 단돈 800달러에 회사에 다시 넘겼다. 나중에 1500달러를 더 받기도 했지만 현재 이 지분의 평가가치 360억달러에 비하면 푼돈이다.
원래 그가 소장하고 있던 애플의 3쪽짜리 창립 문서가 13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59만4500달러에 팔리면서 ‘억세게 돈복 없는’ 그의 이야기가 다시 한번 화제에 올랐다. 잡스와 워즈니악, 웨인의 사인이 있는, 1976년 4월1일 작성된 이 문서는 애초 10만~15만달러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쟁이 심해 예상가의 10배를 훌쩍 넘긴 가격에 판매됐다. 하지만 이 역시 그의 돈은 아니었다. 그는 1994년 이 문서를 웨이드 사디라는 한 기업가에게 단돈 몇천달러에 팔았다.
웨인은 게임회사인 ‘아타리’에서 일하며 잡스를 알게 됐고, 잡스가 참여를 주저하던 친구 워즈니악을 사업에 동참시키고 싶어하자 직접 설득해 성사시킨 애플 창업 공신이다. 그는 잡스와 워즈니악 사이에 분쟁이 생겼을 때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도록 지분 10%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애플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꼈고, 너무 힘들게 일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지난해 그는 영국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성공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실패의) 위험성을 안고 싶지도 않았다”며 당시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부자가 되는 것도 좋았겠지만 (잡스와 워즈니악의) 일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며 “계속 애플에 있었다면 부자가 됐겠지만, 아마 무덤 속에서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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