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4명 가운데 1명이 남편이나 남자친구한테서 폭력적인 공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피>(AP) 통신은 지난 14일 정부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가정폭력과 여성 학대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는 연간 프로젝트의 첫 단계에서 시행된 것으로, 지난해 9000명의 여성과 7400명의 남성을 상대로 무작위 전화 조사를 시행한 결과이다.
보고서를 보면 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성폭행과 성폭행 미수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절반은 17살 이하의 어린 나이에 이런 일을 겪었다. 또 성적 파트너에 의해 성폭행·성폭행 미수·육체적 학대·스토킹을 경험한 여성 비중을 인종별로 보면, 다민족 혼혈 53.8%, 아메리카 원주민과 알래스카 원주민 46%, 흑인 43.7%, 히스패닉 37.1%, 백인 34.6%, 아시아계와 태평양제도민 19.6%의 순으로 수치가 높았다.
익명으로 조사가 진행된 탓에 명시적 문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고 다른 기관 조사들에 견줘 일부 수치는 지나치게 높기도 하지만, 이런 보고가 오히려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가정폭력 반대단체인 ‘폭력없는 미래’의 건강 담당자인 린다 제임스는 “정말로 중요한 문제가 종종 과소 평가되고 간과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폭력 피해자는 건강상의 어려움마저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 피해자들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천식, 잦은 두통, 수면장애 등으로 고생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