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군 관리 허술 탓”
미국 역사상 최대 정보 유출 사건의 주인공인 브래들리 매닝(사진) 일병에 대한 재판의 막이 올랐다. 그는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이라크전 민간인 공격 동영상을 넘긴 혐의로 지난해 5월 체포됐는데, 이후 폭로된 아프간전 문건 및 미국 외교전문 26만건의 유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의 초기 양상은 혐의 내용에 대한 다툼보다 미군의 기밀 관리 체제의 허술함이 강조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엔엔>(CNN)은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기지에서 매닝 일병에 대한 재판이 17일 이틀째 열려, 그를 기밀 취급병으로 근무하게 한 조처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변호인 쪽의 신문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매닝 일병의 스물네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매닝이 이라크로 파병돼 정보분석병으로 일하기에 매우 부적절한 인물이었는데도 미군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해당 부대의 보안도 구조적으로 취약했다고 주장했다. 매닝이 정보분석병 훈련을 받은 미국 내 기지에서 상사로 근무한 브라이언 마드리드는 매닝이 자신이 비밀을 다룬다는 사실을 유튜브에 공개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매닝이 쓰던 이라크 바그다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군 조사관은 매닝의 노트북 컴퓨터에 비밀번호도 설정돼있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이와 함께 매닝이 “브리너 매닝”이라는 가상의 여성 이름을 온라인 채팅에서 사용하는 등 성적 정체성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변호인단이 매닝이 바그다드에서 이상 행동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매닝의 동료들은 “그의 정신 상태나 정서는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도 남을 정도였고, 정보분석병으로 복무하기에 부적절했다”고 변호인단에 밝혔다.
매닝의 변호인단은 16일 심리 때에는 재판장인 예비군 중령 폴 알만사가 위키리크스와 그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조사하는 법무부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재판장 기피 신청을 했다. 알만사는 자신은 위키리크스 조사와 무관하다며 이 신청을 기각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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