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원-플러스’ 독트린…중·북·이란 대응에 집중

등록 2012-01-05 20:36수정 2012-01-06 08:37

시기별 미 군사전략원칙의 변화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2개의 전쟁’ 전략 폐기
국방비 10년간 5천억달러 감축 등 국방전략 발표
유럽 주둔군 등 지상군 대폭 축소…아시아는 제외
중·이란 돌출 행동에 대비해 ‘아·태 지역’ 강화한듯
상처 입은 거인의 자기 고백인가, 미래형 군대로의 도약 시도인가?

최강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유일패권을 누려온 미국이 대규모 군비 감축안을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군축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2개 전쟁 동시 수행’ 독트린 대신 1개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다른 1개 지역에서는 전쟁을 억제한다는 ‘원-플러스’ 독트린을 채택한다는 방침은 미국의 군사패권적 지위뿐 아니라 분쟁지역에 미칠 파장도 크다. 5일(현지시각)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전세계가 주목한 이유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워싱턴의 국방부 브리핑실에 직접 등장해 새 국방전략검토(DSR)의 개요를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이어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 등이 10년간 4890억달러(약 563조원)의 국방예산을 감축한다는 내용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전체 전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외과수술”처럼 정교하게 깎아내는 감축안이 군사력 약화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미 국방부는 57만명인 육군 병력을 10년 안에 49만명으로 줄이고, 20만2000명인 해병대를 1만5000~2만명 감축하고, 20년간 2500대(4000억달러어치)를 도입하기로 했던 스텔스 전투기 F-35의 구매를 연기한다는 군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기본 예산의 3분의 1가량인 군인 급여와 퇴직금, 의료보장 혜택 등 인건비를 크게 줄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 국방부와 공화당의 상당수 의원들은 이 정도 감축안을 제시하는 대신 추가 군축은 막아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정치권이 합의한 최대 1조달러 감축이 현실화된다면 5000억달러를 더 깎아야 한다. 파네타 장관 등은 10년간 1조달러는 국방 예산의 17%에 해당하는 막대한 액수라 그대로 실행되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마련된 안만으로도 2개 전쟁에서의 동시 승리를 추구하는 독트린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 쇠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001년 9·11테러 전 육군 48만명으로 2개의 전쟁을 치른다는 계산이 있었지만 막상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동시에 전쟁을 하다 보니 57만명까지 늘었다면서, 병력이 준다면 미군은 2개의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전환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육군을 줄이면 아시아에서 힘들고 오래 끄는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방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의 앤드루 크레피네비치 소장도 ‘2개의 전쟁’을 포기하면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고 적대국들을 고무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개의 전쟁’ 포기는 이미 존재하는 객관적 현실을 반영할 뿐 군사력의 근본적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온다. 안보 싱크탱크인 스팀슨연구소의 고든 애덤스 연구원은 “과거 세차례(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냉전 종식 직후)의 국방비 삭감에 견주면 1조달러 삭감도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계속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의 한 관리는 “리비아에서 봤듯 항상 지상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새로 도입될 ‘원-플러스’(또는 ‘윈-스포일’, win-spoil) 전략은 리비아에서처럼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공군력 사용만으로도 충분히 군사적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2개의 전쟁’은 포기하면서도 아시아·태평양, 특히 중국을 겨냥하는 것에도 시선이 쏠린다. 지상군 감축은 아시아 지역이 아니라 현재 아프간에 파병돼 있는 유럽 주둔군이 주요 대상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란이 걸프만에서 석유 운송로를 차단하거나 중국이 남중국해의 공해를 지배하려고 할 경우에 대비하는 전략을 미군이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네타 장관은 이미 “우리는 태평양 지역에서 전력을 강화할 기회를 맞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방부가 애초 11척인 항공모함을 1대 줄이려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반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파네타 장관이 북한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4일 파네타 장관한테서 브리핑을 받은 하원 군사위원회의 애덤 스미스 의원은 “국방부의 안은 중동과 아시아에서 주요 전력을 유지하고, 특히 이란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