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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이라크 참전 후유증 미국사회를 찌르다

등록 2012-01-16 20:47수정 2012-01-16 22:02

전역 뒤 폭음·두통 시달린
멕시코 출신 이민 2세대
노숙자 4명 살인혐의 체포
전역후 부적응 사회문제화
이라크 전쟁 참전자가 미국 노숙자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돼, ‘사회적 흉기’가 돼 돌아온 일부 참전 군인들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발생한 4건의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는 현지 경찰이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이츠코아틀 오캄포(23)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오캄포는 지난 13일 밤 오렌지카운티 요바린다시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 노숙하던 60대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범행을 목격하고 뒤를 밟은 시민의 신고로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이후 발생한 4건 모두 오캄포의 소행인 것으로 강하게 확신한다”고 밝혔다. 4건 모두 흉기로 노숙자들의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멕시코 출신 이민 2세대인 오캄포는 2006년 해병대에 입대했고 이라크에서 돌아온 2010년에 제대했다. 오캄포의 동생은 그가 부상 후유증으로 손을 떨고 두통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한 친구는 “오캄포가 해병대에서 쫓겨났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오캄포에는 신체적 상처보다 정신적 문제가 훨씬 컸다. 그 자신 또한 노숙자인 오캄포의 아버지 러푸지오는 최근 아들이 찾아와 지난해 12월20일 숨진 첫 희생자의 제임스 맥길리브레이(53)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며 자신을 많이 걱정해줬다고 말했다. 러푸지오는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범인일 리가 있냐면서도, 아들이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다”는 식의 헛소리도 해왔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오캄포가 “미친 듯이 술을 마셔댔다”고도 전했다. 오캄포는 첫 희생자가 나온 지 나흘 만인 크리스마스이브에 사촌을 만나 “내가 좀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걱정은 안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번째 희생자인 존 베리(65)가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라는 사실도 주변인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전 참전자가 베트남전 참전자를 살해한 꼴이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일어난 이라크전 참전 군인의 총기 살인사건에 이은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의 참전 군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여주고 있다. 이라크전에 파병됐던 벤저민 콜턴 반스(24)는 워싱턴주에서 1월1일에 새해맞이 파티장에 총을 난사한 뒤 레이니어산 국립공원으로 이동해 한 순찰대원을 살해했다. 반스는 이튿날 이 국립공원에서 얼어붙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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