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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포클랜드 전쟁 30년 영-아르헨 팽팽한 신경전

등록 2012-01-19 21:00수정 2012-01-19 21:25

브라질 외무장관, 영 장관 앞에서 “아르헨 주권 지지”
영 총리 “아르헨은 제국주의”…유전발견 뒤 갈등 심화
1982년 4월2일 새벽 4시, 수륙양용차에 나눠 탄 아르헨티나 병력이 영국령 포클랜드제도를 침공했다. 아르헨티나 군은 57명에 불과한 영국 수비대를 손쉽게 제압하고 이틀 만에 섬 전체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해가 진’ 영국이라고 해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더구나 당시 영국 총리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였다. 아르헨티나는 면면한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해군의 반격에 결국 74일 만에 손을 들었다. 2차대전 이후 대서양에서 벌어진 최대 전투라는 포클랜드 전쟁이다.

30년 전 영국에는 영광을, 아르헨티나에는 수모를 안긴 전쟁으로 이어진 양국 갈등이 다시 대서양의 파고를 높이고 있다. 당시 각각 수백명의 전사자를 봤던 양국은 21세기에 때아닌 ‘제국주의 논쟁’까지 벌이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18일 의회에 나와 포클랜드 수호에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영국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전쟁 30돌을 맞아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논의한 뒤 나온 발언이다. 캐머런 총리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포클랜드 영유권 주장에 대해 “최근 아르헨티나 쪽의 발언은 아주 제국주의적이다. 포클랜드 주민들은 영국 쪽에 남으려고 하는데 아르헨티나는 다른 선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포클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헬리콥터 조종사로 군복무를 하는 윌리엄 왕자를 올해 상반기에 그곳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윌리엄 왕자의 삼촌 앤드루 왕자는 헬리콥터 조종사로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동향이 갈수록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영국이 포클랜드에 관한 협상 제의를 무시하고 있다며 “(영국은) 기울어가는, 우둔한 제국주의 세력”이라고 말해 격렬한 비난전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에 참여하고 있는 브라질·우루과이·파라과이·칠레가 포클랜드 깃발을 단 선박의 자국 항구 이용을 금지하면서 남미가 대륙 차원에서 대응하는 구도까지 만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이 브라질을 방문했지만 면박성 발언만 들었다. 안토니우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무장관은 18일 공동기자회견에서 “헤이그 장관도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의 말비나스(포클랜드의 아르헨티나식 이름)에 대한 주권을 지지한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에서는 이날 영국 총리의 발언에 대해 즉각 “아주 무례하다”(플로렌시오 란다소 내무장관), “영국이야말로 제국주의와 동의어”(엑토르 티메르만 외무장관)라는 반박을 내놨다.

갈등 재발에 대해 <블룸버그뉴스>는 포클랜드 해역의 석유가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포클랜드 해역에는 영국의 기존 매장량 추정치의 2~3배에 이르는 83억배럴의 원유가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채굴에 나서기로 하면서 석유 메이저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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