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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할리우드-실리콘밸리 ‘SOPA 격돌’

등록 2012-01-19 21:04수정 2012-01-19 22:33

인터넷업체들, 콘텐츠 불법 유통차단 법안에 반발
“인터넷 통제 시도” 위키피디아 18일 24시간 폐쇄
백악관도 반대 뜻…의회 내달중 표결 추진할 수도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안(SOPA) 문제가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콘텐츠 생산 기업들과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인터넷 기업들 간의 총력전으로 변하고 있다.

포문은 지난해 10월 미국 상원과 하원 모두에 상정된 이 법을 지지해오던 미국영화협회(MPAA), 미국음반사업협회(RIAA) 등이 먼저 열었다. 하지만 인터넷 업체들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영어판이 이 법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18일 24시간 동안 문을 닫았고, 검색사이트 구글도 이날 자신들의 로고에 검은 박스를 씌우고 의회에 이 법안에 반대하는 청원을 할 수 있는 링크를 걸어놓았다.

미국 언론들은 이 싸움을 ‘할리우드 대 실리콘밸리’ 또는 ‘올드미디어 대 뉴미디어’로 정의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안과 지적재산권보호법안(PIPA)을 둘러싼 두 진영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정치권에도 다양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 진영 모두 워싱턴 정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주요 정치자금 기부자인데, 이 법안 상정 뒤로는 ‘로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이 두 법안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창작물이 온라인상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것을 원척전으로 차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법안의 얼개는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가진 국외 누리집의 미국 내 접속을 완전 차단하고, 검색리스트에도 나오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이른바 ‘해적 문화상품’ 방지에 골머리를 앓아오던 콘텐츠 제작 업계는 이 법안을 쌍수 들어 환영하고 있다. ‘짝퉁 약품’ 유통을 막으려는 제약 업계와 소프트웨어 업계도 지지 의사를 밝히는 중이다.

하지만 구글이나 야후, 페이스북 등 대부분의 인터넷 업계는 이 법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 법이 사소한 저작권 침해 사례에도 사이트를 완전 차단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시도라는 이야기다. 위키피디아는 온라인 시위를 끝낸 19일 “이 법은 저작권 침해 내용을 담고 있는 링크 하나만으로도 위키피디아를 통째로 접속 불가로 만들 수 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을 위해 이 법안을 반드시 좌절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시위가 벌어진 24시간 동안 위키피디아의 폐쇄된 영문판 페이지에는 1억6200만명이 방문했고,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누리집은 밀려드는 항의글에 잇따라 다운됐다. 시위의 위력에 화들짝 놀란 의원들은 법안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 법안 공동발의자였던 마르코 루비오(공화당) 상원의원은 18일 “저작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자유롭게 개방된 인터넷 환경도 보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공화당 중진인 짐 드민트 상원의원도 반대 성명을 냈다. 백악관도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상적 절차에 따라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논란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법안 발의자인 라마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은 이 법에 대한 표결을 2월 중에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법안 지지자인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민주당) 또한 24일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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