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니머스, 미 법무부 공격
미 정부, 저작권법 위반 ‘메가업로드’ 폐쇄 조처에 반발
미 정부, 저작권법 위반 ‘메가업로드’ 폐쇄 조처에 반발
세계 최대 파일공유 사이트인 ‘메가업로드’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폐쇄되자 해커그룹 ‘어노니머스’가 미국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등을 공격하고 나섰다. 저작권을 침해한 인터넷 누리집(홈페이지)의 미국 내 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온라인저작권침해 금지법안(SOPA·소파)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위키피디아 영문판이 24시간 동안 문을 닫은 바로 다음날 벌어진 사건이다. 온라인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싸움이 ‘2라운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로이터> 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각) 미국 법무부가 메가업로드의 설립자 킴 슈미츠를 포함해 간부 6명 및 관련 회사 2곳을 기소하고 메가업로드 누리집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던 슈미츠 등 4명의 간부는 이날 미국 쪽 요청으로 체포됐다. 메가업로드의 본사는 홍콩에 있지만 일부 서버가 미국 내에 있어서 미국 정부가 폐쇄할 수 있었다. 미국 법무부는 이들이 저작권법 위반과 돈세탁 모의, 공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업로드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올리면 누구나 이것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다. 저속으로 내려받는 것은 무료지만 고속 다운로드는 돈을 내야만 이용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공유되는 자료 중에서는 영화나 게임 등 저작권이 있는 자료가 상당수다. 미국 검찰은 기소장에서 메가업로드의 이용자 1억5000만명 사이에서 이뤄지는 불법 공유는 콘텐츠 제작업자들에게 1년에 5억달러의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가업로드의 2010년 수익은 4200만달러였다.
문제는 이번 기소가 위키피디아와 구글 등이 벌인 시위 바로 하루 뒤에 이어졌다는 점이다. <포브스> 등은 이번 기소를 전날 시위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누리꾼들이 많다며 그 배경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메가업로드가 워낙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사이트인 만큼 불편을 느낀 사용자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메가업로드 폐쇄 얼마 뒤 벌어진 어노니머스의 공격으로 법무부 누리집은 한동안 접속이 불가능했고, 연방수사국 누리집도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노니머스는 소파 법안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영화협회와 미국음반사업협회, 유니버설뮤직그룹 누리집도 공격했다. 해커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어노니머스는 트위터를 통해 “소파 지지자들이 ‘블랙아웃’(사이트 접속 불가)을 겪을 차례”라고 밝혔다. 이런 공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한편 미국 의회에 상정된 소파에 대해 인터넷업계와 누리꾼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이 법안을 지지했던 의원 가운데 지지 철회를 밝힌 의원이 18명으로 늘었다고 <포브스> 등 미국 언론들이 19일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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