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위원 선임 앞두고
지인 30여명 인터뷰
지인 30여명 인터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991년께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뒷조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수사국 요원들과 인터뷰를 했던 잡스의 지인 중 일부는 그를 ‘못믿을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연방수사국이 작성한 잡스에 대한 조사자료를 입수해 보도했다. 연방수사국은 이 조사파일을 인터뷰한 사람들의 이름 등은 가린 채 홈페이지에도 올렸다.
조사자료가 만들어진 건,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그를 수출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연방수사국은 그의 친구와 이웃, 동료 등 30여명을 인터뷰했고, 이를 바탕으로 191쪽에 이르는 상당히 방대한 양의 배경자료를 만들었다.
눈에 띄는 것은 몇몇 사람이 잡스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진실을 비틀 사람”이라고 봤다는 점이다. 그와 같이 일했던 한 인물은 그가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지만 그의 윤리관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람은 그가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며, 변덕스러운 성격을 가졌다고 밝혔으며, 한 여성은 그와 예전에 마약을 같이 복용하기도 했으며 성격이 “천박하고 냉정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런 혹평들은 그의 선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그를 수출위원으로 선임했는데, 이 직은 무보수로 1년에 두번 대통령에게 수출 정책을 자문해주는 역할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1991년께는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뒤 넥스트 컴퓨터를 세우고 컴퓨터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던 시기다.
보고서엔 이밖에 잡스가 1985년 100만달러를 요구하는 폭탄테러 협박을 받은 적이 있고, 공산권 국가에 거주하는 친인척이 없으며, 불교로 개종했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그가 돈과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거의 없으며, 스파르타인들이나 수도승 같은 금욕적인 생활을 한다는 지인의 평가도 담겼다. 지인들은 그가 가끔 와인을 마실뿐 술이나 마약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신했다. 이런 사실들의 대부분은 지난해 10월 그가 사망한 뒤 출간된 자서전을 통해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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