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편력 다룬 다큐 곧 방영
“처음 본 순간부터 둘 사이에 불꽃이 일었다.”
빌 클린턴(사진) 전 미국 대통령의 법률보좌관 켄 곰리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 사이의 섹스스캔들을 회고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클린턴의 여성편력을 중심으로 한 정치이력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오는 20일 미국과 영국 티브이에서 방영된다. 2부작, 4시간짜리 이 다큐멘터리는 측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르윈스키 사건 당시 그들이 느꼈던 당혹감과 배신감 등을 전한다.
“빌은 나에게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 내 몸을 걸어잠궈야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3살 인턴에겐 나약해져, 그와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 클린턴 선거운동의 책사인 여론조사 전문가 딕 모리스는 클린턴이 르윈스키 사건을 고백하며 자신이 그 위기에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 선거에 첫 도전을 고민하던 1970년대, 부인 힐러리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당시 여자들이 줄을 지어 클린턴을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한 선거 책임자는 ‘하루에 25명이나 되는 여성’들이 클린턴을 만나러 사무실을 찾아와서 이들을 상대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아칸소주에서 그와 함께 일하며 혼외 관계를 맺었던 마리아 크라이더는 여자들이 클린턴에게 “매료됐다”면서 “말 그대로 꿀로 날아드는 나비 같았다”고 묘사했다. 정치참모 베시 라이트는 결국 클린턴이 주지사가 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여성 명단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주지사직에 도전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클린턴은 여성 문제 때문에 첫 주지사 도전을 포기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르윈스키는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의장 주도로 공화당이 예산안을 통과안시켜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등 클린턴이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백악관 인턴으로 들어와 지쳐있던 클린턴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르윈스키 사건으로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고 탄핵위기까지 갔으나, 오히려 득을 봤다는 분석도 있다. 이 다큐멘터리 제작에 기여한 저널리스트 제프 투빈은 “이 스캔들로 클린턴이 정적들 보다도 더 이익을 봤다”며 “많은 미국인들은 클린턴이 용서받지 못할 일 때문에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 사건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효재·최시중…‘MB측근’ 조중동 출신의 몰락
■ 도축 직전의 개·돼지 “제발 기절하게 해주세요”
■ ‘4대강 사업 위법’ 첫 판결 나왔다
■ 일 공무원 진땀 빼게 한 ‘열공시장’ 박원순
■ 이탈리아 수출 ‘로봇 대장내시경’ 놓고 논란…왜?
■ 김효재·최시중…‘MB측근’ 조중동 출신의 몰락
■ 도축 직전의 개·돼지 “제발 기절하게 해주세요”
■ ‘4대강 사업 위법’ 첫 판결 나왔다
■ 일 공무원 진땀 빼게 한 ‘열공시장’ 박원순
■ 이탈리아 수출 ‘로봇 대장내시경’ 놓고 논란…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