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 샌토럼에 ‘옳다’ 평가만…표는 롬니에 쏠려
여론조사 선두 9차례 변화
후보마저 모순된 행보
여론조사 선두 9차례 변화
후보마저 모순된 행보
미국 공화당이 대통령 후보 경선을 진행하면서 이념적 분열과 혼돈 양상을 짙게 드러내고 있다. 보수와 중도로 양극화되는 가운데 상당수 후보들이 보수적 입장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다수 당원들은 중도적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등 혼란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이념적 분열과 혼란은 후보 경선에서 최근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선두로 올라서는 등 선두 주자의 잦은 교체로 드러난다. 지난해 8월 경선이 본격화된 이후 여론조사에서 선두 주자는 9번이나 교체됐다. 경선 초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가 선두로 나선 이후 릭 페리 텍사스주 주지사-롬니-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롬니-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롬니-깅그리치-롬니-샌토럼 순으로 바뀌어 왔다.
샌토럼은 최근 콜로라도·미주리·미네소타주 경선에서 승리한 뒤 지난 7일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0.2%로, 28.6%를 얻은 롬니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샌토럼은 또 롬니의 고향이자 곧 실시될 미시간주 경선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75%로, 선두로 올라섰다고 여론조사 기관 ‘아메리카 리서치 그룹’이 11일 밝혔다.
샌토럼이 아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그의 후보 당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14일 ‘야후’의 실시간 뉴스 예측 블로그인 <시그널>에 따르면, 샌토럼의 후보 당선 가능성은 17.8%인데 비해, 롬니는 72.8%로 여전히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선두경쟁 판도도 롬니를 중심으로 그가 밀려났다 다시 부상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는 보수적인 후보들이 차례로 선두로 나섰다가, 민주당과 공화당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른바 ‘스윙 주’나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는 롬니가 다시 선두로 복귀하는 양상이다.
이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이념적 분열이 심화되고, 어느 후보도 공화당 지지자 다수의 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13일 실시된 <뉴욕타임스>와 <시비에스>(CBS)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경선에 참가자 10명 중 6명이 더 많은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선에 참가한 공화당원 다수는 압도적으로 롬니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를 꺾을 수 있는 현재 최선의 후보라고 답했다.
현재 선두로 나선 샌토럼에 대해서는 응답자 3명 중 2명꼴로 그의 정치철학이 너무 보수적이거나 자유주의적이 아니라 ‘옳다’고 답했다. 강경보수로 평가되는 샌토럼이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는 보수적이 아니라 ‘옳은’ 후보로 평가되는 셈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샌토럼의 정치적 입장이 옳다고 평가하면서도, 롬니가 여전히 후보 경선과 본선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보는 등 스스로 모순적 입장에 빠져있는 것이다.
공화당의 이런 이념적 분열과 혼돈 때문에 중도적 입장이었던 롬니 역시 자신의 당초 업적들을 부정하면서 보수 지지층에 다가가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한 보수적 정치집회에서 자신을 ‘지독한(severely) 보수적 주지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개혁의 모델이 된 펜실베이니아 공공의료보험 제도를 만드는 등 대표적인 중도 주지사로 평가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롬니는 그의 공직 업적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보수층의 환상에 영합하기 위한 몽상과 조작에 의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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