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점 없어도 무차별 감시
뉴욕시 경찰이 관할구역을 벗어나 미국 북동부 지역의 무슬림 학생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 차별과 함께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뉴욕 경찰이 다른 지역의 무슬림학생협회 소속 학생들까지 감시해온 내용이 담긴 보고서들을 입수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한 보고서에는 2009년에 뉴저지주에 있는 럿거스대에 비밀 요원을 배치해 무슬림 학생들 동향을 파악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감시 작전은 아파트 관리인이 뉴욕 경찰의 안가를 테러 조직의 것으로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낭패를 겪었다.
다른 보고서에는 뉴욕 경찰이 뉴욕시에서 480㎞ 떨어진 버펄로의 보안관들과 함께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의 소말리아 출신 교수와 학생들을 감시하는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사이버 공간 감시는 범위가 더 넓어, 2006년에 작성된 ‘주간 무슬림학생협회 보고서’에는 펜실베이니아대나 코네티컷주에 있는 예일대의 무슬림학생협회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도 매일 감시한다고 나와있다. 무슬림학생협회의 활동은 별다른 용의점이 없어도 철저한 감시 대상이 돼온 사실도 드러났다. 뉴욕시티컬리지의 무슬림학생협회 간부 18명이 참가한 급류타기 놀이에 관한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뉴욕 경찰이 심은 비밀 요원은 4년 전 이 행사에 따라가 참가자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고 하루에 몇 차례 기도를 올렸는지 등을 보고했다.
뉴욕시티컬리지는 이에 대해 “우리 학교는 정치적·종교적 성격을 지닌 학생 조직들에 대한 수사를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뉴욕주 시러큐스대의 무슬림학생협회 간부 탄위르 하크는 “누구도 연방수사국(FBI)이나 뉴욕 경찰의 감시 리스트에 오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경찰이 무차별적 감시로 무슬림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피> 통신은 앞서 뉴욕 경찰이 뉴욕시티컬리지와 브루클린대 등 관내 대학들에 무슬림 학생들을 감시하는 비밀 요원들을 심어놨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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