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채널 ‘이에스피엔’은 18일 새벽 뉴스사이트에 제러미 린의 기사 제목을 ‘갑옷에 생긴 칭크(chink·찢어진 눈이라는 뜻)’라는 제목을 썼다. ‘이에스피엔’은 곧 이에 대해 사과했다.
아시아인 차별 드러낸 ‘린 신드롬’
대만계 MBA 스타 제러미 린 기사 제목에
미국 스포츠채널, 비하어 ‘찢어진 눈’ 달아
인종차별 논란 일자 사과성명…기자 해고
프로권투선수·‘폭스뉴스’ 기자도 차별발언
대만계 MBA 스타 제러미 린 기사 제목에
미국 스포츠채널, 비하어 ‘찢어진 눈’ 달아
인종차별 논란 일자 사과성명…기자 해고
프로권투선수·‘폭스뉴스’ 기자도 차별발언
전세계인을 매혹시키고 있는 대만계 미 프로농구(NBA) 선수 제러미 린 현상이 미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도 일깨우고 있다. 바로 뿌리 깊은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다.
미국 스포츠채널 <이에스피엔>(ESPN)은 18일 사과 성명을 냈다. 이날 새벽에 자신의 뉴스사이트에 제러미 린의 기사 제목을 ‘갑옷에 생긴 칭크(chink·찢어진 눈이라는 뜻)’라는 제목을 쓴 것(사진)이 문제가 됐다. 원래 칭크라는 단어는 벌어진 틈이나 균열을 뜻하는데, 눈이 작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주로 쓰인다.
전날 벌어진 뉴욕 닉스와 뉴올리언스 호네츠의 경기에서 린이 턴오버(공격권을 넘겨주는 실책)를 9개나 범하며 난조를 보인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제목은 곧 동양인인 린을 비하했다는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졌고, <이에스피엔>은 급하게 성명까지 발표하며 해당 직원을 해고했다.
<시카고 선 타임스>의 한국계 기자인 션 젠슨은 칼럼을 통해 “학창시절에 무수히 겪은, 동양계에 대한 편견에 가득 찬 말들이 스타로 급부상하는 제레미 린에게도 쓰이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에스피엔>은 이미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똑같은 제목을 쓴 적이 있는데, 앞으로 칭크라는 단어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린이 동양인인 것을 비꼬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4일에는 프로복싱 선수인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러미 린은 좋은 선수지만 그에 대한 떠들썩한 보도가 쏟아지는 것은 그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써 논란이 인 뒤 사과했다. <폭스뉴스>의 기자 제이슨 휘트록은 17일 린이 38득점이나 올리는 활약을 한 것을 두고 트위터에 “뉴욕의 어떤 운 좋은 여성은 오늘밤 2~3인치쯤 되는 고통을 맛보겠는걸”이라고 썼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동양인의 성기가 평균적으로 작다는 것을 비꼰 ‘인종차별적이고 역겨운 유머’라는 이유에서다.
공교롭게도 메이웨더와 휘트록이 모두 흑인이라는 점에서 ‘흑인에 의한 동양인 차별’에 대한 논쟁도 불거지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미디어 행동 네트워크’의 창립자인 가이 아오키는 “이제 엔(n)-워드(니그로나 니거 등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쓰면 안 된다는 인식은 퍼져 있지만 과연 시(c)-워드(칭크를 뜻함)도 그러한가”라며 미국에서 동양계가 흑인보다 더 비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람들이 린을 좋아하는 것은 백인 일색이었던 프로 골프 판을 타이거 우즈가 평정한 것을 칭송한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라며, 프로 스포츠에서의 인종차별은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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