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초등3학년 교실서
8살 여아 복부에 중상 입어
“가방 안 총 실수로 발사된듯”
8살 여아 복부에 중상 입어
“가방 안 총 실수로 발사된듯”
미국 초등학교에서 9살 어린이가 가져온 총에 8살짜리 동급생이 맞아 중태에 빠졌다. 고사리손도 살인 무기를 쥐는 미국의 ‘자유분방’한 총기 문화가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에이피>(AP) 통신은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 브레머턴의 아민자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22일 여학생 아미나 보먼(8)이 배에 총격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하교 직전인 오후 1시30분께 총격을 당하고 비행기로 후송된 보먼은 한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보먼의 급우인 9살짜리 소년을 체포하고 교실에서 총기를 수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현재로서는 우발적 사고로 본다”며 이 소년의 배낭에 있던 총이 실수로 발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초등학생이 어떻게 총을 지닐 수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애틀에서 30여㎞ 떨어진 조용하고 아담한 항구도시인 브레터먼은 총성에 크게 놀란 모습이다. 이 학교 5학년인 케이틀리 클라크는 “총소리 같은 게 들렸고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총격 직후 학교는 일시적으로 폐쇄됐고, 학생 400여명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러 급히 달려왔다.
미국에서 학교 총격 사건은 비일비재하지만, 초등학교에서조차 총격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아주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초등학교 총격 사건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초등학교에서 6살 학생이 호주머니에 넣고다니던 권총이 식당 바닥에 떨어지면서 실탄이 발사되는 바람에 그를 포함한 어린 학생 3명이 다쳤다. 지난 10일에는 뉴햄프셔주 월폴의 초등학교에서 14살 학생이 스스로의 얼굴에 총을 쏴 부상을 입었다. 이 학생은 여자친구와의 불화로 홧김에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에서는 2010년 2월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교에서 스토커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인 브래디캠페인은 워싱턴주는 아동을 총기로부터 떼놓기 위한 별도의 법이 없는 곳이라며, 어른들의 부주의와 제도적 결함이 아동 총기 사고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방아쇠 잠금장치를 의무화하거나 어린이에게 총을 건네는 어른을 처벌하는 식으로 어린이의 총기 접근을 막는 별도의 법률을 지닌 곳은 50개주 중 27곳에 불과하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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