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미시간주서 샌토럼 눌러
11전 6승…대세론 굳히기엔 미흡
11전 6승…대세론 굳히기엔 미흡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연승을 거두고 대세론을 지켜냈다. 그러나 롬니를 추격하는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하며 승부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롬니는 28일 동시에 진행된 애리조나주와 미시간주 경선에서 샌토럼을 각각 47.3% 대 26.6%, 41.1% 대 37.9%의 득표율로 눌렀다. 지난 11일 메인주 경선 이후 3연승이다. 이로써 롬니는 1월3일 아이오와주 경선 이래 11개 주 경선에서 6차례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미국 언론들은 자칫 패배하면 대세론이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서 롬니가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미시간은 롬니의 고향이면서 그의 아버지가 주지사를 한 곳이고, 애리조나는 그와 같은 모르몬교도들이 많다. 롬니로서는 승리하면 본전을 뽑는 것이지만 패배할 경우에는 심대한 타격이 예상됐다.
하지만 롬니는 등수를 떠나 계속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유리할 것으로 보이던 미시간에서 불과 3%포인트가량만 앞섰기 때문이다. 롬니는 2008년 미시간 경선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9%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이런 점 때문에 <뉴욕 타임스>는 롬니가 지난 7일 세 곳에서 승리한 샌토럼의 기세를 누르는 데 일단 성공했지만 대세론을 굳혔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양극화돼가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 성향도 변수가 될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롬니는 28일 2개 주 경선에서 노인층, 고학력층, 부유층의 표를 많이 얻었다. 샌토럼은 강경 보수론자, 기독교 복음주의자들과 가톨릭교도, 블루칼라층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항마로는 롬니가 유력하다고 보는 반면 샌토럼이 보수적 가치관을 더 잘 대변한다고 보고 있다. 두 측면 중 어느 쪽이 강조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승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샌토럼은 이날 패배 뒤에도 “한달 전만 해도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말하며 미시간에서 많은 표를 얻은 것에 고무된 표정이었다.
공화당 경선은 오는 3일 워싱턴주에 이어 10개 주가 한꺼번에 경선을 진행하는 6일 ‘슈퍼 화요일’에 결정적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는 2286명의 대의원 중 1144명을 확보한 사람으로 결정되는데 이날에만 대의원 표 400여장이 걸려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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