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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피임 옹호한 여대생에 “잡년” 막말한 방송인

등록 2012-03-04 15:14수정 2012-03-05 10:02

러시 림보, 샌드라 플루크
러시 림보, 샌드라 플루크
미 극우방송인 비난여론에 백기
 미국의 극우 방송인 러시 림보가 피임 문제를 놓고 여대생에게 막말을 퍼부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반면 이 여대생은 여성문제를 대변하는 ‘용기있는 스타’로 떠올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여성을 옹호하며 여성 유권자의 지지도를 높이고 있다.

 극우 방송진행자인 러시 림보는 4일(현지시각) 자신이 ‘잡년’(slut)이라고 비난한 조지타운 법학대학원 학생인 샌드라 플루크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림보는 플루크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출석해 종교단체 종사자들에게도 피임에 대해 의료보험 혜택을 줘야한다고 주장하자, 그를 비난하는 막말을 쏟아냈다가 전국적인 비난에 휩싸였다.

 플루크는 의회 청문회에서 종교관련 단체 종사자의 피임에 대해서도 보험혜택을 주도록 하는 오바마 행정부 정책을 지지했다. 그가 재학중인 조지타운대학교는 가톨릭계 학교로 피임약에 대해서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않자, 그가 증언자로 나선 것이다. 플루크는 건강보험 혜택 없이 피임을 하는 데 3000달러(335만원)나 든다면서 피임에 대한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자 결국 난소제거를 해야 했던 한 친구의 사례까지 소개하며,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 확대정책을 지지했다.

 피임와 의료보험 확대는 미국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의 첨예한 논란거리로, 미국 보수진영이 극렬히 반대하는 피임과 의료보험 확대 문제가 겹쳐지자, 림보가 막말을 쏟아부으며 나선 것. 림보는 지난 29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쇼에서 “플루크는 너무 많이 섹스를 해서 자신의 피임약을 감당할 수 없어서 오바마나 교황이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잡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우리가 당신의 성관계에 대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당신은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림보의 막말에 비난이 일고 플루크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자, 오바마 대통령은 2일 플루크에게 전화를 걸어, 의회 증언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위로했다. 플루크도 오바마의 전화통화 뒤 <엠에스엔비시>(MSNBC)와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전화에 감사를 표하고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자신에 대한 지지 여론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가 플루크와의 통화에서 그가 부적절한 인신공격을 받은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림보의 발언에 대해 “비난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림보는 오바마가 플루크에게 전화를 했다는 소식을 듣자, 자신의 라디오쇼에서 다시 오바마와 플루크를 싸잡아 막말을 하며, 전국적인 분노를 더욱 키웠다. 그는 오바마가 “아주 온정적인 대단한 인물이다”며 “대통령은 30살 먹은 조지타운 법학대학원 학생이 섹스를 너무 많이 해서 피임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학생을 옳다고 말했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자신이 한 섹스를 지원해달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도 덧붙였다.

 림보는 플루크의 증언을 비난한 뒤부터 집에 폭탄이 내장된 것으로 보이는 의심스런 소포가 배달됐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법석을 떨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결국 광고주들이 들고 일어나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라디오쇼에 광고를 게재하는 회사 2곳이 광고를 중단하고, 또 한 곳도 광고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정식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림보는 플루크에 대해 “개인적인 공격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며 “내 단어 선택은 최선을 아니었고, 웃기려고 하다가 전국적인 소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플루쿠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백기를 들었다.

림보의 막말로 오바마와 민주당은 지지도와 선거모금이 밀려드는 등 반색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민주당은 이번 사건 뒤 여성의 피임 보험확대와 관련한 정책 비용으로 100만달러 이상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도 플루크에게 전화 뒤 여성 유권자로부터의 지지도 상승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반면 공화당 쪽은 애써 이 문제에 대해 발언을 기피하는 등 곤혹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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