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휘발유 8% 오르자
직무 지지율은 10%p 추락
공화 후보 1대1 대결도 비등
직무 지지율은 10%p 추락
공화 후보 1대1 대결도 비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경기 회복세와 공화당 내 약체 대선주자들의 이전투구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기름값 폭등이라는 ‘악재’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기름값은 미국 대통령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문제여서, 오바마의 재선 가도에 빨간등이 켜졌다.
지난 7~11일 실시된 ‘뉴욕 타임스/시비에스(CBS)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직무 지지율은 41%, 반대율은 47%를 기록했다. 한달 전 이 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50%에서 무려 10%포인트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최근 ‘에비시(ABC) 뉴스/워싱턴 포스트’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는 지지율이 전달의 50%에서 46%로 떨어졌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지지율 추락이 치솟는 기름값과 이란 및 아프간 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밑돌고, 반대율은 50%에 근접하는 것은 재선에서 위험스런 입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지율 하락이 가장 큰 집단이 기름값 인상에 가장 민감한 저소득 가구 계층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은 오바마의 주요 지지층이다. 지난 한달 사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갤런당 3.48달러에서 3.77달러로 8%, 특히 가장 기름값이 비싼 캘리포니아 지역은 약 13%가 올랐다.
근래 들어 최약체 대선 주자들로 평가받는 공화당 후보들과의 1 대 1 대결에서도 오바마는 상승세가 꺾였다. 공화당 선두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는 47% 대 44%,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는 48% 대 44%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오차범위가 3%임을 고려하면, 우세가 별 의미가 없다.
집권 이후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취임 초기를 제외하곤 오바마의 지지율이 50% 안팎에 머물렀다곤 하나, 최근 하락세는 재선을 앞두고 위험스런 신호로 간주된다. 지난 연말부터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하락하고, 일자리가 느는 등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나,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에게 돌아갈 이 효과를 기름값 급등이 갉아먹고 오히려 지지율 하락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기름값은 미국 정치에서 최대 변수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이란 혁명 등으로 인한 2차 오일쇼크로 재선에서 참패한 반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80년대 저유가 시대의 혜택을 누렸다. 오바마에게 더 큰 문제는 자신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기름값이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군사공격도 불사해 막겠다는 이란 핵개발 위기로 원유값 진정의 기미가 안 보인다. 더구나 여름이 되면 휴가철로 기름 수요가 급증하며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기름값을 놓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당선되면 기름값을 현재 절반 수준인 갤런당 2달러 선으로 돌려놓겠다고 큰소리쳤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대통령의 권한으로 기름값 대처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하고 있는 것도 오바마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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