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이 제압 뒤 비상착륙
승객 135명이 탄 미국 여객기에서 비행 도중 기장이 정신이상 발작을 일으키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27일 뉴욕을 출발해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저가항공사 제트블루 소속의 여객기에서 기장이 발작을 일으켜 승객들이 그를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객기는 텍사스주 애머릴로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승객들은 승무원 복장을 한 이가 비행 도중 잠긴 조종실 문을 두들기며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종실에 있던 부기장이 기내방송으로 기장을 제지해달라고 요청했고, 건장한 승객들이 나서 기장을 제압했다.
한 승객은 기장이 소란을 피우면서 “이라크, 알카에다, 테러리즘, 우리는 추락한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다른 승객들도 그가 “이라크, 이라크, 나와 함께 신께 기도드리자”, “폭탄이다”라며 고함을 쳤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부기장이 “비행중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기장이 조종실을 나간 사이에 문을 잠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기장은 비상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진찰을 받고 있다. 마침 승객으로 탑승했던 이 항공사의 다른 조종사가 착륙 전에 조종실에 들어갔고, 그가 애머릴로부터 애초 목적지까지 조종을 맡았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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