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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이사람] 정치 더럽다는 생각 극복해야 개혁 가능

등록 2012-04-08 20:01

애너벨 박(44)
애너벨 박(44)
미 SNS 풀뿌리 정치운동 ‘커피파티’ 창시한 애너벨 박
티파티 맞서 금융·세제개혁 집중
‘안철수’ 의지말고 개인힘 키워야
납북 사학자 손진태 선생 외손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정부는 불신의 대상이고, 정치는 더럽기만하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죠. 젊은 사람들이 이런 사고를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국의 보수적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에 맞서 개혁적 풀뿌리 정치운동 ‘커피파티’를 창시한 재미동포 애너벨 박(44·사진)이 지난달 27일 고국을 방문해 국제적 시민네트워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된 강연과 토론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일 만난 박씨는 ‘4·11 총선’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 친구들이 총선 결과가 아주 예측 불가능하다고들 얘기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총선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부에 대한 혐오가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고 진단한 그는 젊은이들이 주권자로서 주인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젊은이들의 정치의식과 정치참여에 각별한 관심을 두는 이유는 커피파티 운동을 통해 실감한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잠재력 때문이다. 2010년 1월 박씨는 한창 기세를 올리던 티파티에 대한 비판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용자들이 크게 호응하면서 커피파티 운동이 시작됐다. 페이스북을 통한 커피파티 운동 참여자는 41만명에 이르고, 지난해 조회수는 4억1700만건을 기록했다. 커피파티 운동은 미국 전역에서 커피숍 모임을 통해 시민의 정치 참여와 정책을 논의하는 활동도 한다.

박씨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맞아 커피파티가 집중하는 분야로 ‘돈 선거’ 극복을 꼽았다. 천문학적 돈이 투입되는 선거는 민의의 대변자가 아니라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후보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 개혁’과, 상대적으로 부자에게 유리한 세제 개혁에도 집중할 참이다. 박씨는 “티파티가 공화당을 지지하듯, 커피파티는 민주당 지지 세력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양당 구조에서 어느 쪽을 지지하자는 운동이 아니라 개인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도록 제3의 길을 추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바마나 안철수같은 ‘누군가’ 나타나주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개인들이 힘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이제 소셜미디어를 도구로 세계적 시민운동 네트워크를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 “거대 기업들이 정부를 조종하는 상황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이고, 기업들이 세계화되면 시민운동도 세계화돼야 해요. 한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어떻게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지 2008년 금융위기 때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는 커피파티라는 이름이 단순히 티파티의 패러디가 아니라는 점도 소개했다. 18세기 미국 독립혁명이 ‘보스턴 차 사건’에서 촉발됐는데, 그때 독립 추구 세력들이 영국 식민주의의 상징인 차를 멀리하고 커피를 “국가적 음료”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9살에 이민을 간 박씨의 이번 방문 동기에는 가족사에 대한 애착도 들어 있다. ‘한국사 연구의 대가’로 불렸으나 한국전쟁 때 납북된 손진태 전 서울대 교수가 그의 외할아버지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외할아버지가 북으로 가신 뒤 어떻게 됐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 비극적이지 않냐”며, 한국전쟁·위안부·히로시마 등 동아시아의 아픈 과거를 소재로 다큐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제주도 강정마을도 방문할 참이다. 보통사람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려고 나선 데서 큰 에너지를 느낀다고 했다.

글 이본영, 사진 신소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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