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운동에 ‘빈라덴 사살’ 강조
“빈라덴은 죽었고, 지엠은 회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최근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운동 구호다.
오바마 대통령이 5월1일로 꼭 1년을 맞는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자신의 재선 운동 소재로 대대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오바마 재선운동 웹 비디오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와 빈라덴 사살 작전 영상을 깔면서 오바마의 결단을 강조한다.
오바마는 이미 올해 연두교서의 시작과 끝을 빈라덴 사살로 장식한 바 있다. 최근 성장률이 다시 정체되는 등 경기회복에 제동이 걸리자, 빈라덴 사살은 오바마 재선운동의 키워드로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오바마는 지난 26일 <엔비시>(NBC)와의 인터뷰를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켜봤던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하며, 당시의 극적인 순간과 자신의 지도력을 은근히 환기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재선운동의 무기로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나, 특정 개인의 죽음을 이렇게 부각시키는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전 등을 대선운동 소재로 활용했다가 별로 좋은 결과를 얻지못했던 공화당 쪽도 오바마가 빈라덴 사살을 놓고 대중연예인처럼 행동한다고 역공에 나섰다. 공화당 대선모금위가 최근 공개한 한 웹 비디오는 “대통령이 이미지에 집착해 더 중요한 문제들을 놓치게 하고 있다”며 “4년 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연예인을 뽑으며, 상큼한 대통령을 얻었으나, 그 연예인 대통령의 4년 동안 당신의 인생은 더 좋아졌나?”고 조롱했다.
한편, 1년 전 빈라덴 사살 작전을 중앙정보국 국장으로서 지휘했던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은 당시 작전 중 ‘손톱을 물어뜯던’ 긴박한 순간이 4번 있었다고 회고했다. 27일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군용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파네타 장관은 △네이비실 요원이 파키스탄 국경을 통과할 때 △작전 헬기 2대 중 1대가 빈라덴 은신처 벽 안쪽에 추락했을 때 △작전요원들이 은신처로 들어가 모든 영상이 끊어졌을 때 △작전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며 추락한 헬기를 폭파할 때라고 밝혔다.
파네타는 작전팀이 파키스탄으로 들어갈 때 파키스탄 방공망에 걸리지 않았으며, 작전 헬기 1대가 추락했지만 나머지 1대가 비상대비용으로 준비됐고, 영상이 끊긴 뒤 20분 만에 빈라덴을 뜻하는 ‘제로니모 KIA’(killed in action) 보고를 받으며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고 밝혔다. 파네타 장관은 “추락한 헬기를 폭파할 때 쯤엔 모든 파키스탄인들이 잠에서 깨어나 있었다”며 그제서야 작전 성공을 확인하고 안심했다고 설명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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