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시>인터뷰서 첫 지지 표명
11월 대선 때 정치적 영향 클 듯
11월 대선 때 정치적 영향 클 듯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한국시각)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동성커플이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확언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동성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이 진화하고 있다”는 정도만 언급했을 뿐 동성 결혼 지지에 대한 입장 표명은 유보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게이와 레즈비언들도 공평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굳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말라는 미군의 정책)를 폐기해 뛰어난 군인들이 국가를 위해 복무할 수 있도록 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전통적으로 주 법이었던 ‘동성결혼 금지법’을 연방법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나는 엘지비티(LGBT :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에 대한 폭넓은 평등에 지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동성결혼에 대해 주저한 것도 사실”이라며 “‘동성결합(civil union. 결혼과는 다른 형태의 동성 가족 구성)’만으로도 병문안 권리와 그밖의 권리가 주어지는 등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결혼이라는 단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강력한 전통과 신앙을 불러일으키는만큼 나는 (동성결혼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친구, 이웃들과 몇년 동안 얘기를 나누면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면서 오직 한 배우자에게만 헌신하는 (동성커플) 동료들이나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이 폐지됐는데도 결혼 얘기만 나오면 움츠러드는 군인들을 생각해 볼 때 동성커플도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단언하는 게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올 11월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성결혼 찬성입장을 밝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원과 동성애자들로부터는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보수적 종교계는 물론 카톨릭을 신봉하는 히스패닉 유권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 한 주는 6개다.
국내 누리꾼들도 오바마의 동성결혼 지지 선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송희일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leesongheeil)에 “오바마는 대선 주요 쟁점으로 동성결혼 찬성 카드를 꺼낸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겠군요. 한국의 보수 기독교인들 정신이 없겠네요. 레이디 가가의 충격에 멘탈 붕괴돼 정신 없을 텐데, 오바마한테도 얻어맞고. 자, 힘들 내요.”라고 말했다. 역시 동성애자라고 선언한 김조광수 감독은 (@kimjhogwangsoo) “버락 오바마, 동성결혼 공개 지지. 시청 앞에서 성조기 흔들며 미국찬양하던 보수 기독교인들,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궁금해 했다.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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