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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브라질 “어린이 빈곤 뿌리 뽑겠다”
극빈층 육아 1800만명에 현금 혜택

등록 2012-05-15 21:20

유로존 국가들의 긴축 재정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브라질이 또다른 복지 실험에 나서 관심을 끈다.

영국 <비비시>(BBC) 등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주례 국영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동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고 15일 보도했다.

새 프로그램은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시작한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가족 지원금)의 수혜 대상 가운데 6살 이하의 아이가 있는 극빈층 가정에 매달 69헤알(약 4만원)씩 지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전국적으로 1800만명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브라질 정부는 전망했다.

이와 함께 영양 결핍이나 빈혈, 천식 등 각종 질병을 앓는 어린이를 위해 전국에 설치된 헬스케어 센터를 통해 의약품을 무료로 공급하고, 2014년까지 탁아소를 1500여개 더 설치하는 등 호세프 대통령이 ‘아동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월소득 70헤알(약 4만1천원) 미만을 극빈층으로 분류하는데, 2010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극빈층은 전체 인구의 8.5%에 해당하는 1620만명으로 조사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수십년 동안 브라질 경제가 발전했지만, 아직도 절망적인 가난에 신음하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투자해야 빈곤을 뿌리째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2003~2010년 재임)이 마련한 ‘보우사 파밀리아’를 더욱 확대한 ‘브라지우 셍 미제리아’(빈곤 없는 브라질)를 도입하는 등 룰라 정부의 복지 정책을 계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복지 프로그램 수혜 대상은 2004년 657만 가구에서, 지난해는 1300만 가구에 육박했다. 지출 예산도 2004년 37억9천만헤알(약 2조2366억원)에서 지난해는 171억헤알(약 10조914억원)로 늘었다.

룰라 정부는 보우사 파밀리아를 통해 최소한 3600만명을 중산층에 편입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브라질의 기아감소율은 세계 최고였고, 양극화도 크게 완화됐다. 2003~2008년 상위 10%의 소득이 해마다 평균 3.9% 증가할 동안 하위 10%의 소득은 평균 9.6% 늘었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 취임할 때 2014년까지 극빈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 ‘빈곤 없는 브라질’을 모토로 내걸었다.

호세프의 복지 실험 성공 여부는 브라질 경제에 달려 있다. 브라질 경제는 2010년 7.5%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지난해 2.7%로 곤두박질치는 등 불안정한 상태다.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선전하고 있지만, ‘이머징 마켓’의 경쟁자인 중국(9.2%)과 인도(6.9%)에는 크게 못미친다. 호세프 정부는 최근 달러 대비 헤알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는 등 경기부양을 시도하고 있지만, 브라질 기업들의 경쟁력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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