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다이먼 회장 “사소한 일”
투자자들, 잇따라 손해배상 소송 미국 최대 은행 제이피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대규모 투자손실에 대해 투자 실패 책임을 묻는 투자자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새러토가 캐피털매니지먼트는 제이피모건체이스와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더글러스 브론스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거액의 파생상품 투자 사실을 은폐했다며 16일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새러토가 쪽은 지난달 13일 다이먼과 브론스틴이 연 실적 관련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투자손실을 숨기고 잘못된 발언을 했다며, 제이피모건의 부정한 책략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다이먼은 당시 전화회의에서 제이피모건이 상당한 금액을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대해 “순전히 사소한 일로 인한 큰 소동”이라며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달 뒤인 지난 10일 파생상품 거래로 2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공개했다. 새러토가 쪽은 지난달 13일 전화회의에서 한 다이먼의 발언이 일종의 허위공시에 해당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제이피모건 주가는 이후 15일까지 11% 가까이 급락했다. 또한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6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제이피모건의 파생상품 투자 실패에 대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제이피모건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액이 애초 발표보다 최소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애초 20억달러(약 2조325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던 이 은행의 투자 손실액이 최소한 10억달러(약 1조1625억원)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다른 거래들은 수익…짙어지는 ‘투기’ 의혹 미 파생상품 수십억달러 손실 파장 타사 상품들은 ‘짭짤한 수익’
자사 다른 펀드조차 이익 내 시장 상황 거스른 ‘거래’ 의심
금융당국 ‘투기’ 여부 조사 중 월가 금융규제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는 제이피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투자 20억달러 손실 사건과 관련해, 이 은행이 운용하는 한 고객펀드는 똑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객펀드는 순수하게 시장상황에 맞춰 투자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제이피모건의 손실은 이들이 주장하는 정상적인 ‘헤지’(위험회피)가 아니라 ‘투기’로 발생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7일 제이피모건의 자산운용팀이 운용하는 한 뮤추얼 펀드가, 런던의 최고투자책임실에서 투자했다가 20억달러를 손해 본 신용부도스와프 상품에 투자한 사실이 금융감독당국의 보고서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수탁고가 130억달러에 이르는 이 펀드는, 최고투자책임실이 기업들의 실적이 ‘반짝’ 좋아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대거 처분한 신용부도스와프 상품에 3억8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고객펀드의 이익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상품을 구입한 블루마운틴캐피털 등 다른 헤지펀드들은 짭짤한 수익을 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물론 한 투자은행에서 서로 다른 펀드매니저가 똑같은 상품을 반대로 거래하는 것은 월가에서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제이피모건 최고투자책임실의 신용부도스와프 처분은 막대한 손실 위험을 무릅쓴 투기성 거래에 가깝지만, 고객펀드를 운용한 매니저는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안전한 투자 결정을 내려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최고투자책임실의 거래가 단기간의 수익을 노린 ‘투기’인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문제의 신용부도스와프 상품은 록히드마틴과 월트디즈니 등 미국의 ‘투자’ 등급에 해당하는 125개 기업의 부실 위험(디폴트 리스크)과 연계된 상품이다. 제이피모건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판단해 이 상품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거 처분했다. 이 상품은 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가 증가하면 제이피모건이 손실을 보는 구조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월 월가의 브로커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품을 판매하느라 한바탕 난리를 쳤다. 바로 제이피모건의 최고투자책임실이 대거 이 상품을 처분했던 시기다. 펀드매니저들은 제이피모건의 투매가 끝나면 이 상품의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 처분으로 최고투자책임실은 20억달러라는 거액의 손실을 입은 반면, 정상적인 거래를 한 펀드들은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한 헤지펀드 전문가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제이피모건 고객펀드의 투자결정은 헤지펀드의 기본에 충실한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투자자들, 잇따라 손해배상 소송 미국 최대 은행 제이피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대규모 투자손실에 대해 투자 실패 책임을 묻는 투자자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새러토가 캐피털매니지먼트는 제이피모건체이스와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더글러스 브론스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거액의 파생상품 투자 사실을 은폐했다며 16일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새러토가 쪽은 지난달 13일 다이먼과 브론스틴이 연 실적 관련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투자손실을 숨기고 잘못된 발언을 했다며, 제이피모건의 부정한 책략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다이먼은 당시 전화회의에서 제이피모건이 상당한 금액을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대해 “순전히 사소한 일로 인한 큰 소동”이라며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달 뒤인 지난 10일 파생상품 거래로 2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공개했다. 새러토가 쪽은 지난달 13일 전화회의에서 한 다이먼의 발언이 일종의 허위공시에 해당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제이피모건 주가는 이후 15일까지 11% 가까이 급락했다. 또한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6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제이피모건의 파생상품 투자 실패에 대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제이피모건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액이 애초 발표보다 최소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애초 20억달러(약 2조325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던 이 은행의 투자 손실액이 최소한 10억달러(약 1조1625억원)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다른 거래들은 수익…짙어지는 ‘투기’ 의혹 미 파생상품 수십억달러 손실 파장 타사 상품들은 ‘짭짤한 수익’
자사 다른 펀드조차 이익 내 시장 상황 거스른 ‘거래’ 의심
금융당국 ‘투기’ 여부 조사 중 월가 금융규제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는 제이피모건체이스의 파생상품 투자 20억달러 손실 사건과 관련해, 이 은행이 운용하는 한 고객펀드는 똑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객펀드는 순수하게 시장상황에 맞춰 투자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제이피모건의 손실은 이들이 주장하는 정상적인 ‘헤지’(위험회피)가 아니라 ‘투기’로 발생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7일 제이피모건의 자산운용팀이 운용하는 한 뮤추얼 펀드가, 런던의 최고투자책임실에서 투자했다가 20억달러를 손해 본 신용부도스와프 상품에 투자한 사실이 금융감독당국의 보고서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수탁고가 130억달러에 이르는 이 펀드는, 최고투자책임실이 기업들의 실적이 ‘반짝’ 좋아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대거 처분한 신용부도스와프 상품에 3억8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고객펀드의 이익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상품을 구입한 블루마운틴캐피털 등 다른 헤지펀드들은 짭짤한 수익을 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물론 한 투자은행에서 서로 다른 펀드매니저가 똑같은 상품을 반대로 거래하는 것은 월가에서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제이피모건 최고투자책임실의 신용부도스와프 처분은 막대한 손실 위험을 무릅쓴 투기성 거래에 가깝지만, 고객펀드를 운용한 매니저는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안전한 투자 결정을 내려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최고투자책임실의 거래가 단기간의 수익을 노린 ‘투기’인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문제의 신용부도스와프 상품은 록히드마틴과 월트디즈니 등 미국의 ‘투자’ 등급에 해당하는 125개 기업의 부실 위험(디폴트 리스크)과 연계된 상품이다. 제이피모건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판단해 이 상품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거 처분했다. 이 상품은 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가 증가하면 제이피모건이 손실을 보는 구조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월 월가의 브로커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품을 판매하느라 한바탕 난리를 쳤다. 바로 제이피모건의 최고투자책임실이 대거 이 상품을 처분했던 시기다. 펀드매니저들은 제이피모건의 투매가 끝나면 이 상품의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 처분으로 최고투자책임실은 20억달러라는 거액의 손실을 입은 반면, 정상적인 거래를 한 펀드들은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한 헤지펀드 전문가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제이피모건 고객펀드의 투자결정은 헤지펀드의 기본에 충실한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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