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
테러 용의자 살생부 작성 등 강성으로 변해
여론 비판 덜 받는 것은 이미지 메이킹 덕
여론 비판 덜 받는 것은 이미지 메이킹 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매우 공세적인 대테러 전쟁을 지속하면서 자신의 지지층뿐만 아니라 조지 부시 전 행정부 당시 관료들로부터도 강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일요판 신문인 <옵저버>는 3일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 강성이 되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때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진보주의적 법학 교수가 파키스탄과 예멘의 테러 용의자를 제거하기 위한 ‘살생부’까지 직접 작성하고 있다면서, 워싱턴 정가 내부에서 오바마를 ‘스테로이드를 맞은 부시’라고 비유하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들은 애초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부시 전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안보 정책을 취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점차 그의 정책이 부시를 닮아가는 것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옵저버>는 국가안보국(NSA)의 미국 시민들에 대한 비밀 정찰, 미국 안보기관 내 내부고발자 단속, 관타나모 기지 폐쇄 약속의 번복, 기밀분류 문서 급증 등의 사례에 실망해온 오바마 지지층이 최근 드론(무인기) 공격을 확대하고 살생부 작성 지휘에 나선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실망의 정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런 오바마의 안보정책은 심지어는 열렬한 부시 지지층과 워싱턴 기성 정치인들까지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오랫동안 중동정책 자문을 해온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이런 분위기를 매우 적절하게 표현했다. 그는 최근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오바마와 공화당의 대외 정책이 매우 유사해지고 있다면서 “한층 강화된 드론 공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오바마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조지 부시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드론 공격은 오바마 행정부가 취임하던 직전 5년동안 파키스탄에 모두 44차례가 단행됐다. 그러나 오마바 행정부 들어 공격 지역이 아프가니스탄, 예멘, 소말리아로 확대됐고, 공격 횟수도 250차례 이상에 달하고 있다. 올해 4월 이후에만 예멘에 대한 공격이 14차례나 이뤄졌다.
일부 전문가는 오바마가 이런 강성 정책을 취하고 있음에도 여론의 비판을 많이 받지 않는 것은 이미지 메이킹을 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안보국에 관한 책을 쓴 바 있는 저널리스트 제임스 뱀포드는 “오바마는 (안보 정책 관련해) 부시보다 더 나아가고 있으나 포장을 잘 하고 있다. 그는 카우보이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법률 자문을 하다 2008년 대선에선 오바마를 지지한 제슬린 라닥은 “문제는 다음 대선에서 오바마가 되든 밋 롬미가 되든 두 사람 모두 매우 위험한 길을 계속해서 갈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 모든 것이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정책은 미국에 헌법상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화보] 30년 전 모습 그대로인 이발소…‘이발’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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