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성향 제도혁명당 니에토
38% 득표로 사실상 당선
주지사때 평판·외모 덕 봐
“박한 인격 소유자” 비난도
38% 득표로 사실상 당선
주지사때 평판·외모 덕 봐
“박한 인격 소유자” 비난도
1일 치러진 멕시코 대선에서 12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IFE)는 이날 밤 1차 개표 결과 중도 성향의 제1야당 제도혁명당(PRI)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사진) 후보가 38%의 득표율을 기록해, 31%에 그친 좌파연합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첫 여성 대선 후보였던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는 26%로 3위에 그쳤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최종 결과는 1주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성된다.
니에토 당선자가 이끄는 제도혁명당(PRI)은 멕시코에서 70년 동안 집권하면서 온갖 부패에 연루돼 2000년 국민행동당에 정권을 내줬으나, 12년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외신들은 지난 2006년 이후 국민행동당이 주도해온 마약과의 전쟁과 빈부격차 등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한 국민들의 극도의 반감이 일찌감치 선거결과를 갈랐다고 지적했다.
올해 45살인 니에토 당선자는 2005년 멕시코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멕시코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멕시코 정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재임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힘써 좋은 평판을 얻은 그는 연예인을 뺨치는 준수한 외모에다 2010년 한 인기 탤런트와의 재혼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무게감이 떨어지고 무식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연말 한 북페어에 참석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세 권의 제목을 묻는 질문에 성경과 엉뚱한 소설 제목을 댔다가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그는 또 멕시코의 주식인 ‘토르티야’(고기와 야채 등을 싸서 먹는 옥수수로 만든 쌈)의 가격을 몰라 그가 평소 서민의 삶을 잘 알고 있다는 자랑이 빈말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멕시코 출신 남미 문학의 거장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생전에 그에 대해 “매우 박한 인격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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