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외 범법기록 없는 모범생, 사건 당시 자신을 ‘조커’라 소개
실험실 조교 “믿을 수 없다”… 모방범죄 또는 과대망상 가능성도
실험실 조교 “믿을 수 없다”… 모방범죄 또는 과대망상 가능성도
20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오로라 지역에서 발생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 영화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24살의 제임스 홈스라고 현지 경찰은 발표했다. 홈스는 콜로라도-덴버대학 의대에서 신경의학 박사과정을 밟다가 현재 중퇴수속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소총 한정과 권총 두정을 가지고 공격을 저질렀으며, 이 총기들은 모두 몇달새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홈스는 이날 새벽 0시30분께 ‘센추리 16’ 영화관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 첫회 상영중에 최루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했다. 사망자는 12명이며, 부상자는 5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 한명이 포함돼 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관계자는 “미국 시민권자인 한아무개(21)씨가 엉덩이에 관통상을 입고 현지 병원에서 수술중에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총기난사 사건 목격자들은 홈스가 잠시 재장전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홈스는 여러 차례 총을 재장전을 하며 많은 총알을 발사했다. 그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영화관 주차장에 있던 그의 흰색 현대차 옆에서 곧바로 체포됐다.
홈스는 대학원까지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부모는 아직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 살고 있으며, 그는 덴버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그는 아무런 전과가 없으며, 법망에 걸려든 것은 지난해 10월에 과속으로 한번 소환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의대에서 박사과정에 진학할 정도로 학업성적이 뛰어나고 모범적이었던 그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홈스와 지난해 여름 3개월 동안 함께 실험조교로 근무했던 빌리 크롬카는 “그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홈스가 매우 조용하며 내성적이었으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컴퓨터를 하거나 온라인게임을 즐겼다고 전했다.
홈스의 가정은 샌디에고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으로, 이웃들은 “홈스의 부모가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홈스의 가족은 “이 비극에 연루된 모든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분명 어려운 일이겠지만 미디어들이 우리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홈스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뉴욕 경찰국장 레이몬드 켈리는 홈스가 머리카락을 붉게 물들였으며, 경찰에게 자신이 ‘조커’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조커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전편인 <다크 나이트>에 등장했던 악당의 이름으로, 주인공인 배트맨보다 더 인기를 모은 캐릭터다. 홈스가 단순히 모방범죄를 저질렀을 수도 있지만, 망상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야만적인 일”이라고 충격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배우와 스태프를 대신해 비극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며 “무엇보다도 내게 집과 같은 존재인 영화관을 누군가가 야만적인 방법으로 짓밟아 놓았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게 한다”고 말했다.
놀런 감독과 주연배우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레드카펫을 깔고 개봉 축하행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개봉 예정인 스릴러 영화 <갱스터 스쿼드>의 예고편도 황급히 철수시켰는데, 예고편에 범인이 영화관에 들어가 관객들에게 총을 난사하는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한편, 홈스의 아파트를 수색하고 있는 경찰은 집 안에 설치된 부비트랩을 제거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라 경찰서장인 댄 오츠는 “와이어가 화학물질과 연결돼 있어 건드리면 폭발하게 돼 있다”며 “아파트를 완전히 안전하게 만드는 데 몇시간, 또는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주폭과의 전쟁’ 비웃은 현직 부장판사
■ 박근혜가 MB까지 때리면, 야당의 카드는?
■ 최동원, 마해영, 손민한 그리고 2012년 올스타전
■ 미모의 팔색조 부부, 남한산성 등장 2달만에 실종
■ [화보] 여의도 국회판 ‘악수의 품격’
■ ‘주폭과의 전쟁’ 비웃은 현직 부장판사
■ 박근혜가 MB까지 때리면, 야당의 카드는?
■ 최동원, 마해영, 손민한 그리고 2012년 올스타전
■ 미모의 팔색조 부부, 남한산성 등장 2달만에 실종
■ [화보] 여의도 국회판 ‘악수의 품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