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리 등 잇따라 발끈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첫 해외 방문에 나선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영국의 올림픽 준비 상태를 문제 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롬니는 25일 밤(현지시각) 방영된 미 <엔비시>(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민간 보안회사가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출입국과 세관 공무원들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이 성공하려면 선수, 자원봉사자, 그 나라 시민들의 협조 등 세 가지가 필요한데, (앞의 두 요소는 갖춰져 있지만) 영국인들이 정말 한데 모여 올림픽을 축하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때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남의 잔칫집에 와 재를 뿌리는 듯한 롬니의 발언에 영국은 발끈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롬니의 올림픽이 미국에서도 한적한 곳으로 꼽히는 솔트레이크시티였다는 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활기차며, 부산한 도시에서 올림픽을 열고 있다”며 “물론 아무 것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대회를 여는 게 쉽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26일 하이드 파크에서 성화맞이 행사를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밋 롬니라는 자가 우리가 준비가 됐는지 알고 싶다던데, 우리는 준비가 됐습니까?”라고 큰 소리로 물었다.
롬니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아무 문제없이 올림픽을 유치하긴 불가능하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영국 <가디언>은 “롬니가 그의 첫 해외 순방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선물을 남겼다”고 비꼬았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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