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오바마 찍은 유권자
“일자리 공약 살펴본 뒤에 결정”
롬니 지지한다는 대학생
“친기업 성향이 강한 미국 만들 것”
롬니 ‘전대효과’ 지지율 소폭 올라
“일자리 공약 살펴본 뒤에 결정”
롬니 지지한다는 대학생
“친기업 성향이 강한 미국 만들 것”
롬니 ‘전대효과’ 지지율 소폭 올라
대선 승부처 플로리다주 민심 르포
미국 플로리다주는 대통령 선거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때면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합주 가운데서도 선거인단 수(29명)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어느 누구도 이곳에서 이기지 않고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금까지 나온 플로리다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두 사람 지지율은 46% 대 46%로 동률이다. 지난달 30~3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만난 미국의 보통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성과에 실망을 나타내면서도 그렇다고 롬니를 선뜻 찍기에는 그의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30일 오후 공화당 전당대회장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거리에서 오고가는 차량들을 향해 40대 여성이 홀로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손팻말엔 ‘계산원들이 생활임금을 벌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적혀 있었다. 월마트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그는 매장 계산원 폴라 조던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당 8.15달러에서 시작하는 임금으로는 계산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다”며 “부자인 롬니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실상을 알게 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7년간 월마트에서 일했으나 시간당 임금이 11.75달러로 한주에 32시간 일해서 한달 버는 돈이 약 1500달러(약 170만원)라고 했다. 독신녀인 그는 집 임대료와 기름값 등을 내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누굴 찍을 거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2008년 선거 때 오바마를 찍었다는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를 늘리는 경기부양책을 폈기 때문에 그에게 기울어 있긴 하지만 앞으로 그가 4년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누가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선거에서 오바마를 지지했던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곳에서 만난 몇몇 흑인들한테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닉이라고만 자신을 소개한 흑인 택시운전수는 흑인들이 오바마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았지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1990년대 아이티에서 왔다는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이 제일 좋았다”며 “그 이후에는 계속 경기가 나빠져 지금은 택시운전수들이 하루 15시간 이상 일해도 먹고살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롬니를 지지하는 층은 그가 민간 기업을 운영해봤다는 것에 점수를 많이 줬다. 롬니를 지지한다는 플로리다대 2학년생 지미 라킨(20)은 지지 이유를 묻자 “롬니의 친기업 성향이 미국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싫어하지 않는다”면서도 “재정을 너무 많이 써 국가부채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간 지 4년이 됐지만 아직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그가 재선될 경우 내가 졸업할 때쯤 취직할 일자리가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롬니에 대한 지지도는 약간 상승을 보였으나 기대했던 만큼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이 31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롬니와 오바마 지지율이 각각 47%, 44% 로, 전당대회 이전보다 롬니 지지율이 5%가량 높아졌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결과는 롬니와 오바마가 43%, 44%로 나왔다. 탬파(미 플로리다주)/글·사진 박현 특파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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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는 대통령 선거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때면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합주 가운데서도 선거인단 수(29명)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어느 누구도 이곳에서 이기지 않고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금까지 나온 플로리다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두 사람 지지율은 46% 대 46%로 동률이다. 지난달 30~3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만난 미국의 보통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성과에 실망을 나타내면서도 그렇다고 롬니를 선뜻 찍기에는 그의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30일 오후 공화당 전당대회장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거리에서 오고가는 차량들을 향해 40대 여성이 홀로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손팻말엔 ‘계산원들이 생활임금을 벌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적혀 있었다. 월마트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그는 매장 계산원 폴라 조던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당 8.15달러에서 시작하는 임금으로는 계산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다”며 “부자인 롬니는 보통사람들의 삶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실상을 알게 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7년간 월마트에서 일했으나 시간당 임금이 11.75달러로 한주에 32시간 일해서 한달 버는 돈이 약 1500달러(약 170만원)라고 했다. 독신녀인 그는 집 임대료와 기름값 등을 내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누굴 찍을 거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2008년 선거 때 오바마를 찍었다는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를 늘리는 경기부양책을 폈기 때문에 그에게 기울어 있긴 하지만 앞으로 그가 4년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누가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선거에서 오바마를 지지했던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곳에서 만난 몇몇 흑인들한테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닉이라고만 자신을 소개한 흑인 택시운전수는 흑인들이 오바마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았지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1990년대 아이티에서 왔다는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이 제일 좋았다”며 “그 이후에는 계속 경기가 나빠져 지금은 택시운전수들이 하루 15시간 이상 일해도 먹고살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롬니를 지지하는 층은 그가 민간 기업을 운영해봤다는 것에 점수를 많이 줬다. 롬니를 지지한다는 플로리다대 2학년생 지미 라킨(20)은 지지 이유를 묻자 “롬니의 친기업 성향이 미국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싫어하지 않는다”면서도 “재정을 너무 많이 써 국가부채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간 지 4년이 됐지만 아직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그가 재선될 경우 내가 졸업할 때쯤 취직할 일자리가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롬니에 대한 지지도는 약간 상승을 보였으나 기대했던 만큼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이 31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롬니와 오바마 지지율이 각각 47%, 44% 로, 전당대회 이전보다 롬니 지지율이 5%가량 높아졌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결과는 롬니와 오바마가 43%, 44%로 나왔다. 탬파(미 플로리다주)/글·사진 박현 특파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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