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정보 없다”서 수정
미국 정부가 외교관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을 ‘우발적 사건’이 아닌 사전에 계획된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20일(현지시각) 플로리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일 벵가지에서 발생한 것은 테러리스트 공격이 명백하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우리 공관은 난폭하게 공격당했고 그 결과는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주리비아 대사를 포함한 미국 관료 4명의 죽음이었다”며 “그것은 (테러 공격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사전에 계획된 공격이라는 정보는 아직 없다’고 밝혀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날 미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브리핑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벅 맥컨 미 하원 국방위원장(공화당)은 “정부가 지금은 (영사관 피습 사건이) 데모가 아니라 미리 준비된 공격이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에 알카에다 또는 벵가지의 극단주의 무슬림 집단이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있다”며 정부의 초기 판단을 맹렬히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 참여했던 아담 스미스 하원의원(민주당)은 “정부가 여전히 조각을 맞추고 있다”며 “이것이 테러 공격인 것은 분명하나 구체적으로 누가 일을 벌였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이피>(AP) 통신은 미국 정부가 토머크 피커링 전 유엔 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검토 위원회를 꾸려 이번 사건을 둘러싼 안전상의 문제점과 개선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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