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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닥공’ 롬니 앞에 ‘달변’ 오바마도 코너 몰렸다

등록 2012-10-04 21:17수정 2012-10-05 10:21

롬니 “오바마 4년간 중산층 몰락”
경제·일자리·세금 문제 등 공격

오바마, 건보 법안 등 방어 급급
롬니의 말실수 등 약점 공략못해
3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대선후보 첫 티브이 토론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한판승’이었다.

롬니 후보는 지금까지와 달리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는 듯했으나 상대방을 제압할 만한 결정타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엔엔>(CNN)의 수석 정치분석가인 데이비드 거겐은 “롬니 후보에겐 이번 선거운동에서 최상의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토론회는 이날 결혼 20주년을 맞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에게 축하 인사를 하면서 부드럽게 시작하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두 후보는 경제와 일자리, 세금 등의 이슈에서 논쟁을 시작했다. 이날 처음 선보인 자유토론 방식은 논쟁을 더 격하게 하는 듯했다. 특히 롬니는 자신이 공격당한다 싶은 논점이 나오면 바로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롬니는 오바마 대통령의 4년간의 경제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곤층이 늘었으며,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가구당 소득이 평균 4300달러씩 감소했는데, 이게 바로 세금이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토론회를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오바마 캠프 쪽의 네거티브 광고 공세를 받았던 부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는 기회로 십분 활용했다. 그는 중산층에 대한 감세는 하겠지만 부유층에 대한 감세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세를 하면 재정적자가 늘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재정적자를 가중시키는 감세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트리클다운(낙수) 정부’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트리클다운은 그동안 부유층에 감세를 하면 그 효과가 아래 계층으로 흘러내린다는 설명에 사용돼 왔으나, 롬니는 정부가 커지면 경제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는 데 이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대신 세금을 전반적으로 낮추고 과세기반을 넓히면 경제는 성장하고, 이를 통해 세수를 늘려 재정적자를 줄일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반면에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의 경제정책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정책과 동일화하려고 시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가 말하는 접근방식은 2001년 및 2003년 감세정책과 같은 것”이라며 “이는 50년래 가장 낮은 일자리 창출과 막대한 재정적자, 대공황 이래 최악의 금융위기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당부분의 시간을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안)와 재정적자 누적의 불가피성 등 자신의 정책을 방어하는 데 할애하는 등 수세적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롬니의 아픈 곳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롬니의 가장 큰 실수로 지적되는 “47% 국민이 정부에 의존적”이라는 발언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또 그동안 광고를 통해 지적해왔던 롬니의 베인캐피탈 경력과 세금공개 회피 등에 대해서도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1960년 처음 티브이 토론이 도입된 이후 역대 대선에서 선거 판세를 뒤집은 사례는 많지는 않다. 1960년 존 에프 케네디 민주당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 2000년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 간 토론회가 대표적인 역전 사례다. 이번 대선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전국 및 경합주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으나, 경제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아 티브이 토론의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 ‘오픈 포맷’ 방식 이례적 도입

6개 주제로 90분간 집중논쟁
‘사회의 달인’ 짐 레러가 진행

짐 레러(78)
짐 레러(78)
3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치른 티브이토론은 역대 미국 선거에서 36번째로 이뤄진 대선후보 토론이다. 또한 이날은 <피비에스>(PBS)의 간판 프로그램 ‘뉴스 아워’를 진행했던 짐 레러(78)가 12번째로 대선 토론 사회를 진행한 날이기도 했다. 레러는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토론을 끝으로 대선 토론 사회를 보지 않겠노라고 선언했지만 이번에 다시 마이크를 쥐었다.

레러를 토론장으로 끌어낸 것은 ‘대통령후보 토론 위원회’가 도입한 ‘오픈 포맷’이라는 새로운 토론 형식이었다. 기존 토론 방식이 질문을 수십개 놓고 후보들이 짤막짤막하게 대답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90분의 토론시간 동안 일자리·건강보험·연방정부의 역할 등 6개의 질문만 던졌다. 각 주제엔 15분씩 할당했다. 사회자가 한 주제에 대해 질문하면 후보자들은 각각 2분 동안 답했다.

이들의 답변에 대해 사회자는 추가적인 질문으로 쟁점을 파고들었다. 단답형 토론보다 토론자들이 쟁점에 좀더 집중할 수 있는 토크쇼 형식을 택한 것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3일 ‘오픈 포맷’은 심도 깊은 토론엔 효과적이지만 후보자들에겐 불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후보자들은 일방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선거유세나, 간단하게 요점만 주고받는 토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답변시간을 초과했을 ?? 벨이 울리진 않았지만, 후보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느라 여러번 제한시간을 넘겼다. 누구보다도 공정하고 엄격한 ‘사회의 달인’ 으로 정평이 나 있는 레러는 두 사람과 때로 신경전을 벌였다. 롬니가 시간이 초과했는데도 “좀더 이야기해보자”고 말을 잇자 그는 “좀더 이야기해보지 말자”고 잘랐다.

오바마가 장황하게 이야기를 이어가자 레러는 “이제 2분이 다 지났다”고 제지했다. 오바마는 이에 “당신이 끼어드는 바람에 5초가 지났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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