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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20억달러’ 사상최대 돈선거…기부자들 ‘개미-큰손’ 양극화

등록 2012-10-22 20:06수정 2012-10-22 22:13

‘슈퍼팩’서 무제한 모금 가능해져
각 후보 선거자금 10억달러 육박
월가·부유층 지원액 롬니에 쏠려
후보별 개인기부 소액·고액 갈려
오바마, 200달러 미만 금액 55%
롬니는 상한선인 2500달러 45%
21일(현지시각) 발표된 미 <엔비시>(NBC) 방송과 <월스트리트 저널> 공동여론조사에서 47%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하는 등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두 후보는 10월 말까지 각각 10억달러를 돌파해 이번 선거가 ‘사상 최대의 돈선거’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어느 때보다 기부자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바로 연방대법원의 2010년 판결과 ‘월가’의 변심이 이런 현상을 몰고 왔다.

<뉴욕 타임스>가 연방선거위원회의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보도한 내용을 보면, 9월 말까지 누적 선거자금은 오바마가 8억3790만달러(약 9254억원), 롬니는 7억7180만달러(약 852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대선 때 오바마가 7억7100만달러를 모아 2억3900만달러에 그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압도한 것에 비하면 공화당 쪽이 크게 약진한 것이다. 지난 9월에만 오바마 캠프와 민주당은 1억8100만달러를 모아 방송광고 등으로 1억1560만달러를 썼고, 롬니와 공화당은 1억7000만달러를 모아 6500만달러를 지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월가의 고액연봉자를 비롯한 미국의 부유층은 대거 롬니 쪽에 베팅하고 있다. 제도적으론 슈퍼팩(Super PAC·슈퍼 정치위원회)이라 불리는 후보지원 외곽조직이 2010년 1월 초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무제한으로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연방선거위원회 규정을 보면 기업이나 노동조합은 선거 캠프에 직접 선거자금을 낼 수 없지만, 후보나 정당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슈퍼팩에는 기부할 수 있다. 그런데 종전까지 슈퍼팩 모금에 제한이 있었으나,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무제한으로 모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주일 뒤 연방대법관들이 참석한 신년 국정연설에서 “지난 100년 동안 부자들이 선거를 좌우할 수 없도록 막았던 수문을 활짝 열어줬다”며 강하게 비난했고, 다수의견(5명)에 가담했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언급은 부적절했다”고 반박하는 등 정면충돌했다.

두 후보의 선거자금 내역을 비교해보면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오바마는 전체 모금액 가운데 캠프에서 67%, 민주당에서 27%, 슈퍼팩에서 6%를 모금한 반면, 롬니는 캠프에서 44%, 공화당에서 42%, 슈퍼팩에서 14%를 모았다. 슈퍼팩 모금액 비중이 오바마의 2배를 넘는다. 또한 오바마는 캠프에서 모금한 돈의 55%가 200달러 미만의 소액기부인 데 반해, 롬니는 캠프 모금액의 45%가 2500달러(상한)의 고액기부였다.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개혁과 부자증세 등의 공약이 월가를 비롯한 ‘큰손’들의 반감을 산 탓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대통령에 대한 (월가의) 불만이 너무 커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를 포함해 큰손들이 점점 롬니에게 줄을 댄다”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롬니가 월가의 투자은행들로부터 슈퍼팩 등을 통해 약 150만달러를 모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27만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오바마에게 100만달러를 쾌척했던 골드만삭스는 올해 오바마에게 4만5000달러만 지원했지만, 롬니에게는 이보다 7배 이상인 35만달러를 기부했다. 지난 대선에는 오바마가 제이피모건 41만달러, 리먼브러더스 36만달러 등 월가로부터 경쟁자인 매케인 후보에 비해 2~3배의 돈을 모았다.

큰손들의 규모도 롬니가 월등히 앞선다. <에이피>(AP) 통신은 롬니의 최대 후원자인 셸던 애덜슨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 회장이 3420만달러를 지원해, 오바마의 최대 후원자인 제프리 카첸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255만6000달러)를 10배 이상 앞섰다고 전했다. 롬니 쪽은 다섯번째로 많은 돈을 낸 윌리엄 코크 플로리다주 에너지업체 대표도 300만달러로 카첸버그를 앞섰다.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는 “선거자금 규모로 승패가 갈리는 ‘금권정치’ 때문에 저소득층은 점점 더 자신을 대변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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