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레이어스 낙마 의혹 확산
‘내부고발뒤 보고’ 두고 음모론
미 상원은 진상조사 실시 방침
‘내부고발뒤 보고’ 두고 음모론
미 상원은 진상조사 실시 방침
미국의 전쟁영웅이자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60)가 ‘혼외정사’ 문제로 전격 사임했으나, 이를 둘러싼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의 불륜 수사 문제가 적어도 다섯달간 의회나 백악관에 먼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정치적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상원 정보위원회는 11일 공식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연방수사국(FBI)이 늑장을 부리다 대선날에야 보고한 점과 퍼트레이어스가 ‘연인’에게 기밀을 누설했는지 등이 집중적으로 추궁될 것으로 보인다.
■ FBI는 왜 숨겼나? 미 언론의 보도를 보면, 연방수사국은 지난 5월께 누군가 자신을 위협하는 메일을 보내고 있다는 ‘제3의 여성’의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인 끝에 이 메일이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40)로부터 발신된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의 메일을 살펴보던 끝에 그가 퍼트레이어스와 불륜 관계였다는 것을 금방 알아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백악관이나 의회에 전혀 보고되지 않았고, 미 대선날인 지난 6일에야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게 보고됐다. 연방수사국과 중앙정보국 두 기관이 오랜 앙숙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은 사직서가 제출된 9일에야 언론 보도를 보고 이 사실을 알았다며 “청천벽력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피터 킹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 불리한 사안을 덮기 위해 백악관의 은폐공작 징후가 있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타임>은 연방수사국 내 한 ‘내부고발자’의 보고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10월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이로 인해 갑작스레 진상이 폭로된 것임을 암시했다.
■ ‘제3의 여인’은? 브로드웰로부터 협박을 받은 여성은 퍼트레이어스 부부와 친한 친구 사이인 질 켈리(37)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에 사는 질과 그의 남편 스콧은 “우리 부부와 세 아이의 사생활이 지켜지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켈리는 탬파 맥딜 공군기지의 사회연락 담당관으로, 무보수 자원봉사로 일하는 만큼 정식 공무원은 아니라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했다. 남편 스콧은 암 전문의로 알려졌다. 켈리가 브로드웰로부터 퍼트레이어스와 가까이하지 말라는 협박 메일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둘 사이에 친구 이상의 특별한 관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부부와 켈리 부부는 5년 이상 친구로 지냈으며, 인터넷상에서는 두 부부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 퍼트레이스는 왜? 퍼트레이어스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 주둔 사령관으로 3번이나 파견돼 일하는 동안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을 만큼 ‘대쪽 같은 군인’의 표상이자 자신의 평판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인물이었다. 이번 소식은 그를 알고 있는 군 내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브로드웰과 퍼트레이어스는 지난해 7월까지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으로 일할 당시에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퍼트레이어스가 항상 부관들로 둘러싸여 있던 당시에는 불륜 상황까지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둘의 관계는 퍼트레이어스가 리언 파네타 후임으로 중앙정보국장이 된 뒤부터 깊어진 셈이다. 또다른 소식통은 평생 몸담았던 군에서 나와 혼자 중앙정보국으로 오게 된 상황이 일탈을 부추겼을지도 모른다며 “그는 부관들을 중앙정보국으로 데려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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