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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법원 ‘아르헨 11년전 파산때 탕감한 빚 다시 갚아라’

등록 2012-11-23 20:14

“채무조정 거부한 헤지펀드에
13억달러 상환” 판결해 논란
국가디폴트선언 무효화하는 격
아르헨 “사법 식민주의” 큰 반발
채무조정중 그리스 등 영향 우려
미국 법원이 아르헨티나에게 채무조정에 응하지 않은 헤지펀드들에게 진 채무 전액을 갚으라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사법 식민주의”라며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뉴욕 지방법원은 2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가 엘리엇 어소시에이츠와 오렐리우스 캐피탈 등 두 곳의 헤지펀드에 12월 중순까지 13억달러를 갚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들 펀드는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2005년과 2010년 두번에 걸쳐 실시한 채무조정에 응하지 않은 채 아르헨티나가 전액을 다 갚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아르헨티나는 당시 1000억달러에 이르는 국채를 갚을 수 없게 되자 디폴트를 선언하고 1달러당 33센트의 가치만 인정하는 채무조정을 실시했다.

이 판결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재정위기에 빠진 국가가 채무조정을 실시하는 것을 사실상 무효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으로 치자면 빚에 몰려 파산선고를 받더라도 은행이 소송을 해서 이기면 다시 빚을 모두 갚아야 되는 셈이다. 아르헨티나 경제장관 에르난 로렌지노는 “이 판결대로라면 조금만 참았다가 좋은 변호사를 구해서 소송을 하면 채권을 현금으로 모두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말인데, 앞으로 누가 채무조정에 응하려고 하겠는가”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 대통령은 22일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판결이 현재 재정위기로 채무조정을 실시한 그리스 등 유로존 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에서 일하다 미국 법률회사 아널드앤드포터로 옮긴 위트니 드부보아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채권단으로 하여금 채무 위기국을 제소할 수 있게 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 그리스 등에서 진행되는 채무조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등이 경제 위기에 빠진 국가를 구제하기 위해 채무조정을 실시하더라도 금융기관이 이에 응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항소할 뜻을 밝혔다. 로렌지노 장관은 “미국의 사법 정의를 믿는다”며 판결이 번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판결 이후 아르헨티나의 채권부도 가능성을 상품화한 부도신용 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400bp를 넘어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고치에 접근하는 등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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